이종협 교수 연구팀, 나비 날개 모방한 가시광 제어용 무기소재 기술 개발

(왼쪽) 피에트 몬드리안의 `Composition of Color Planes and Gray Lines 1`, (오른쪽) 연구진이 유기 색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노구조로 제작한 몬드리안의 그림
(왼쪽) 피에트 몬드리안의 `Composition of Color Planes and Gray Lines 1`, (오른쪽) 연구진이 유기 색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노구조로 제작한 몬드리안의 그림

이종협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나비 날개 구조를 모사해 다양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무기물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색소나 화학 염료를 사용해 색상을 표현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염료에 포함된 황(S) 분자 산화 문제로 고유의 색이 변한다. 따라서 높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했다.

이 교수팀은 나비 날개의 색상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미세 구조와 빛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했다. 모르포 나비 날개는 파란 색을 띠는데, 나비 날개를 으깨도 파란색 염료를 얻을 수 없다. 날개 표면에 색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종협 교수 연구팀, 나비 날개 모방한 가시광 제어용 무기소재 기술 개발

이 교수는 “나비 날개는 일정한 구조 형태로 배열돼 있어 빛과 만나 아름다운 색을 나타낸다”며 “일정한 주기를 갖고 배열된 구조가 빛의 간섭, 반사, 굴절로 색을 나타내는 것이 구조색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구조색을 나타내려면 일정한 주기를 갖고 배열된 기하학적 형태가 필요하다. 이 형태를 지닌 물질 구조를 광결정이라 하는데 리소그래피 방식과 같은 기존의 광결정 구현은 외부 자극에 대한 취약성, 복잡한 공정으로 고비용 등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팀은 무기 소재 이산화티타늄 구조를 제어해 다양한 구조색을 표현할 수 있는 2차원 광결정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그 원리를 빛 간섭 원리로 해석했다. 일반적인 유기염료와 달리 직사광선이나 산과 염기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색이 유지되는 것을 입증했다.

개발된 무기나노소재는 저가 이산화티타늄을 사용해 광결정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대량생산에 적용 가능하다.

이 교수는 “가시광영역대에서 자유자재로 흡광, 반사를 조절할 수 있으며 햇볕이나 바닷물, 산과 염기 환경에서도 그 특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태양광 전환용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전문 학술지인 `에이시에스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인터페이시즈` 1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