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빛을 띠는 `적색 눈조류(snow alagee)`가 지구 온난화 위협을 가속화하고 있다. 범유럽 북극권에서 이 같은 눈조류 개체가 급증해 과학계가 경고에 나섰다.
독일지질학연구소(GFZ)와 영국 리즈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덴마크령 그린란드,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등지 빙하 21개에서 40개 식물·조류 샘플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분석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하면서 적색 눈조류가 급증해 빙하 해빙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설원을 붉게 물들이는 적색 눈조류 현상은 주로 따뜻한 계절에 발생한다. 눈조류는 눈의 표면에서 자라는 조류로, 늦은 봄에는 녹색을 띠다가 여름이 되면 붉은색을 띤다. 최근 동면하던 눈조류가 빙하가 녹아 생긴 물을 발판으로 번식을 시작하며 개체가 급증했다.
이 눈조류는 다시 빙하 해빙을 가속화하는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 붉은 눈조류가 알베도 효과(Alvedo effect)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알베도는 태양 복사 에너지 반사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알베도가 낮으면 에너지를 적게 반사하고 높으면 많이 반사한다.
분홍빛 눈조류가 지표를 덮으면 알베도가 낮아진다. 알베도가 낮으면 그만큼 빛 에너지 흡수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지구 온난화로 급증한 적색 눈조류가 이 같은 원리로 온난화를 더 부추기는 셈이다.
연구진은 북극 지방에서 급증한 눈 조류 무리가 알베도 효과를 13%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또 이 현상이 한계를 벗어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한 빙하의 50% 가량이 적색 눈조류로 덮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스테파니 러츠 GFZ 박사는 “눈조류가 얼마나 번식할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여름 기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해빙이 빠를수록 눈조류가 많아지기 때문에 지구 기온 상승세로 보면 눈조류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