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에 올라있던 조선해양은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반도체와 메모리, 스마트폰, 자동차 등 주력산업은 중국의 추격과 일본 등 선진국 견제로 성장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총생산(GDP)은 10년째 2만달러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핵심산업에 혁신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이유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미래성장 동력원 확보가 절실하다. 대한민국이 향후 5~10년을 보고 승부를 걸어야 할 미래성장동력 10개를 뽑아 집중 소개한다.
◇미래성장동력이 필요한 이유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성장세와 일본 등 선진국 견제로 중간에 낀 `넛 크래커` 신세로 전락했다. 매출 증가율이 두드러지게 추락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10년 23%던 매출 증가율이 2014년엔 마이너스(0.4%)를 기록했다. 전기전자 산업은 같은 기간 22.6%에서 4.1%로, 화학 산업은 20.5%에서 1.1%로 바닥세가 뚜렷하다.
조선업계 구조조정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반도체 산업도 역성장 모드에 진입했다. 세계 메모리 수요는 지난해 D램이 463억달러에서 올해 420억달러로, 낸드메모리는 321억달러에서 316억달러로 되레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 수익성도 악화했다. 삼성전자는 12조5000억원이던 메모리 부문 지난해 영업이익이 올해는 10조9000억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1조5000억원 정도 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10년 단위로 본 잠재성장률도 심각하다. 1981~1990년 8.6%던 것이 2001~2010년엔 4.5%로 줄었고, 2011~2020년엔 3.6%로 더 낮아질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전망했다.
1인당 GDP는 2006년 2만달러를 처음 넘어선 이래 10년째 마의 2만달러 함정에 갇혀 있다.
◇미래 성장동력 3년 키워…“조만간 제몫할 것”
구글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핵심 특허만 108개를 보유했다. 최근에는 딥러닝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간 바둑 대결을 펼쳐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스페이스 X는 발사체 해상회수 기술을 세계 두 번째로 성공해 `저렴한` 우주여행 초석을 닦았다.
우리나라는 3년 전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민간으로 구성된 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그동안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신산업 또는 성장동력 등의 이름으로 추진되는 사업을 모아 19대 항목을 선정했다. 오는 2020년까지 경제성장을 선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산업 및 서비스를 근간으로 총 5조원 이상 투입할 계획이다.
미래성장동력 특허분석 결과 관련기술은 전반적으로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기술경쟁력은 보통수준이었다. 5G이동통신 기술은 1등급으로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허 출연 규모면에서는 선진국에 뒤지지 않지만 질적 수준이 미흡해 핵심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기술 개발도 눈에 띈다.
2~3년 내 가시적인 성과창출을 보고 투자하는 플래그십 프로젝트 부문에선 에너지저장시스템과 탄소섬유 복합재료, 비만·건강관리 프로젝트가 2014년 말 론칭됐다. 폴리케톤(신소재), 연료전지, 차세대 영화상영시스템과 IoT/빅데이터 기반 스마트카가 지난해 모두 가동을 시작했다.
IoT·빅데이터 스마트카, 오픈플랫폼 기반 VR, 의료자동화기기 실증 세 개 과제를 통해 600여 VR 콘텐츠를 확보했다.
보행재활로봇, 환자이동로봇, 종양치료로봇 등 첨단 의료장비 3종은 전국의료기관(서울, 울산, 광주) 실증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스마트카 시대 빅데이터 확보를 위한 실증 작업도 이루어졌다. 차량 1만대에 3G통신이 가능한 온보드 진단기해 부착, 데이터를 수집했다.
다면상영시스템(스크린X) 상용화, 귀로 통화하는 블루투스 헤드셋 등 스마트 디바이스 제품 사업화, 부산 글로벌 스마트 실증단지 및 대구 스마트 헬스케어 실증단지 조성착수 등도 주요 실적 가운데 하나다.
5G 이통 부문에서는 서울지하철 역사 구간(잠실-석촌-송파)에 프레-5G 시연 인프라를 구축했다. 평창 올림픽 대비 실감형 5G 서비스도 선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창조경제박람회와 연계한국내 첫 자율주행차·무인기 실도로 및 도심 시연행사 `미래성장동력 챌린지퍼레이드`로 관심을 끌었다. 올해에는 지능형로봇, 착용형스마트기기, 실감형콘텐츠 도심 시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미래성장동력분야별 정책 이슈를 발굴하고 산학연 전문가 간 소통할 수 있는 정책 포럼 `미래성장동력 오픈톡릴레이`도 20회 개최했다.
◇올해 투자전략 고도화…규제 대폭 개선
올해는 투자전략을 고도화한다. 산업성숙도와 추진주체를 고려해 유형별로 구분했다. 민간이 주도할 부분과 정부·민간이 공동추진해야 할 분야로 나눠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예산은 1조원 규모를 투입한다.
5G이동통신 분야에서는 평창올림픽 시범서비스를 위한 `프리-5G` 시범망 구축 등을 위해 1015억원을 투자한다.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분야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도심형 충전시스템 개발 등에 878억원을 투자한다.
융·복합 소재 분야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3D프린팅을 활용한 항공기, 자동차 등 부품화 기술개발 등에 866억원을 배정했다.
지능형 로봇 분야는 병원 물류로봇, 복강경 수술로봇 등 의료, 건강 관련 로봇 시제품 생산 등에 743억원을 투입한다.
세제 및 금융지원 등을 확대해 민간투자 활성화도 촉진한다. 신산업·신기술 저해하는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개선한다. 또 기업 활동을 조사해 투자 수요와 지원사항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기존 신성장동력 R&D 63개 기술에 투자하면 세액공제 20%(중소기업은 30%)를 해주던 것을 미래성장동력 분야로 확대, 재편성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