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美 버라이즌과 5G 세부 기술규격 합의...상용화 청신호

황창규 KT 회장(오른쪽)과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CEO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 버라이즌 본사에서 5G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황창규 KT 회장(오른쪽)과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CEO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 버라이즌 본사에서 5G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T가 북미 최대 통신사업자 버라이즌과 5세대(5G) 이동통신 세부 기술규격에 합의했다. 일종의 `설계도`를 공동으로 만든 것이다. 설계도에 따라 장비와 단말을 만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어서, 5G 상용화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통신업계 영향력이 큰 두 사업자가 낸 성과여서 향후 국제표준 제정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5G 상용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는 황창규 회장과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 배스킹리지 버라이즌 본사에서 `5G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핵심내용은 5G 세부 기술규격 합의다. 전송속도·초저지연 등 5G 요구사항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규격을 세부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5G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설계도에 따라 장비와 단말을 만들면 5G를 실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사업자 간 기술규격에 합의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단계까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양 사가 합의한 기술규격에는 지난달 말 우리나라 5G 전략추진위원회가 공개한 `5G 시범서비스 상위규격`이 그대로 반영됐다. △28㎓ 초고주파 △8밴드 주파수집성(CA) △8개 다중안테나(MIMO) △동적 시분할(다이내믹 TDD) 등이다.

당장 올 연말 시범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 KT의 5G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합의한 세부 기술규격에 따라 장비와 단말 제작이 이뤄진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업체도 참여한다.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국내 장비업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북미 최대사업자인 버라이즌과 협약이 향후 5G 국제표준 제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용자가 많은 기술일수록 표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향후 더 많은 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동일한 기술규격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버라이즌은 무선가입자 1억1200만명을 확보한 미국 1위 통신사업자다.

양사가 구체적 기술규격에 합의하면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두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버라이즌 본사에 마련된 모델하우스에서는 양사가 합의한 기술규격을 만족시키는 5G 기술 시연이 있었다. 28㎓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초고화질(UHD) TV 4대와 4K 가상현실(VR) 기기 3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이동면 KT 융합기술원장은 “장비·단말 업체 입장에서는 수요가 가장 많은 기업이 어떤 규격을 요구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세계적 통신사업자와 세부 기술규격을 합의한 만큼 향후 5G 생태계 구축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저지(미국)=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