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추경 편성·FTA 추진 등 불안 잠재우기…금융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경제 충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EU 회원국 추가 탈퇴 우려 등 불확실성 확대로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계 각국이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는 우선 하반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보강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며 추경 편성을 기정사실화했다.

이관섭 산업부 차관이 브렉시트 관련 긴급 실물경제상황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이관섭 산업부 차관이 브렉시트 관련 긴급 실물경제상황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25일 중국서 열린 제1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 참석 후 26일 오후 귀국하자마자 긴급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과감한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3700억달러가 넘는 외화를 보유하는 등 현재도 충분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안정적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을 마련해 위기상황에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자 국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 유럽산 명품 가격도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국 브랜드인 버버리는 상당 비율의 잡화와 의류를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며 유로화를 결제 통화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유로화 가치에 비해 파운드화 가치가 훨씬 많이 떨어지면 원자재 구입과 인건비가 늘어나 오히려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자 국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 유럽산 명품 가격도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국 브랜드인 버버리는 상당 비율의 잡화와 의류를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며 유로화를 결제 통화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유로화 가치에 비해 파운드화 가치가 훨씬 많이 떨어지면 원자재 구입과 인건비가 늘어나 오히려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과 소통은 물론이고 국제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불필요한 오해가 발행하지 않도록 외국 투자자 및 신용평가기관 등과 소통에도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주요 20개국(G20) 및 한중일 국제금융기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글로벌 금융 안정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ECB), 주요 7개국(G7) 등은 브렉시트 직후 신속하게 추가적인 통화완화, 유동성 공급을 통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앞서 자본시장 비상점검회의를 주재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브렉시트는 정치적 사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 금융위기처럼 금융이나 재정 직접 부실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며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간접적이고 점진적인 양상을 보일 전망이며 국내 시장에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비상대응 계획에 따라 적극적인 안정조치를 신속히 취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추경 편성·FTA 추진 등 불안 잠재우기…금융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듯

산업통상자원부는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검토키로 했다. 영국이 EU 탈퇴 절차를 마무리하는 2년 뒤에는 관세 특혜가 사라진다. 산업부는 “EU와 영국 간 통상관계가 재정립되는 방향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 충격을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양자 간 FTA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EU FTA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시장 불안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달러·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국제유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27일 증시는 1850선 이하도 대비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은 이번 주 1200원대 진입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영국계 자금 이탈도 발생할 수 있다.

이관섭 산업부 차관이 브렉시트 관련 긴급 실물경제상황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이관섭 산업부 차관이 브렉시트 관련 긴급 실물경제상황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반면 엔화 급등으로 우리 수출기업에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된다. 수혜 업종으로는 자동차 산업이 꼽힌다. 동남아 등 해외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철강업계 역시 단기 호재가 될 수 있다. 반도체나 장비 등 부품 부문도 엔고로 일본 업체 타격이 예상된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