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스타트업을 위한 협업 공간이 늘고 있다. 사무실 임대나 기기 구입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협업 공간은 창업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나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 사무실이다. 사무실을 공유하지만 보증금 없이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내면 인터넷이나 사무기기 등을 마음껏 쓸 수 있다.
국내 협업 공간이 본격적으로 생겨난 것은 2014년이다. 창업진흥원이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운영하는 `스마트세계로누림터`와 아산나눔재단이 설립한 `마루180`이 대표적이다.
스마트세계로누림터는 협업 공간을 비롯해 테스트베드, 스튜디오, 회의실 등을 갖췄지만 전액 무료라는 점이 매력이다. 국비로 지원된다.
마루180은 스타트업 성지로 불린다. 그간 86개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1900억원의 간접투자 효과를 창출했다. 방문객만 33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부터는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협업 공간이 강남과 홍대 일대를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다. 판교 등 서울 근교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중소기업으로 인해 생긴 빈 곳이 협업 공간으로 변신중이다.
대기업이나 정부가 지원하는 협업 공간보다 이용료는 비싸지만 부가 서비스가 고급화로 차별화했다. 공공부문 협업공간 부족으로 대기 수요가 많아 이용률은 높은 편이다.
지난 22일 문을 연 `가라지(GARAGE)`는 선정릉역 3번 출구에 자리를 잡았다. 유무선 기가 인터넷과 컬러 복합기 등 기본적인 사무 환경을 갖췄다. 1인당 1개월 사용료는 30만원 수준이다. 동영상 제작 플랫폼 서비스 위데오(wideo)와 제휴, 입주사에 한해 저렴하게 위데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오피스 전문 기업도 협업 공간 사업에 나섰다.
홍콩에 본사를 둔 디이그제큐티브센터(서울지사장 송인선)는 최근 서울 대치동 글라스타워에 `TEC 코워킹 스페이스` 문을 열었다. 2호선 삼성역과 빌딩 아케이드가 연결된 게 장점이다. 한국종합무역센터, 코엑스 컨벤션센터, 한국도심공항터미널을 지하로 이동할 수 있어 국제 비즈니스에 적합하다. 내부 사무 가구도 고급이다. 세계적 명품 가구회사인 허먼 밀러 제품을 비치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서울 가산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내 현대아울렛에 G밸리테크플랫폼을 개관했다. 코워킹센터와 기업성장지원센터, 제조혁신지원센터로 구성됐다.
코워킹센터는 협업 공간으로 업무를 보거나 입주사끼리 교류·협력하는 데 쓰인다. 산단공은 입주자에게 창업을 비롯해 마케팅과 자금, 인력, 기술 등을 지원한다.
기업성장지원센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입주계약, 공장등록에 필요한 민원행정 상담소를 연다.
생기원이 운영하는 제조혁신지원센터는 미니 팹-랩, 교육장, 공동 작업장으로 구성됐다. 3D프린터와 3D스캐너, 레이저 커터 등을 갖춰 제조실험이나 교육이 가능하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