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 수은 90% 이상을 없애면서도 수차례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수은 흡착제가 개발됐다. 일회용인 기존 흡착제와 달리 강한 산성을 띠는 오염된 물에서도 재사용이 가능해 중금속 제거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명한 GIST(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홍석원 화학과 교수, 한승희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과 함께 높은 흡착 효율을 유지하면서 대면적 제조도 가능한 재사용 흡착제를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흡착을 통한 중금속 제거는 다공성 흡착제에 중금속을 부착시키는 방식을 이용한다. 충분히 흡착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강한 산성(pH1~6)인 오염 수에서는 흡착 효율이 갑자기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한번 흡착된 중금속을 떼어내기 어려워 흡착제를 재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다공성 흡착제는 균일한 크기의 기공 구조가 발달한 물질로 활성탄과 제올라이트, 실리카겔 등이 있다.
최근에는 나노 입자나 그래핀 소재를 이용해 흡착제의 표면적을 늘려 효율을 높인 중금속 흡착소재가 개발되고 있다. 대부분 대량생산이 어렵고 가격 경쟁력이 약해 사업화 가능한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간단하면서도 친환경적 방법인 기상중합법을 이용해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를 가지는 전도성고분자·셀룰로오스 복합체를 합성했다. 이를 이용해 강한 산성 조건에서도 물 속 수은을 90% 이상 흡착할 수 있는 소재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고농도 수은(50~250ppm) 오염수에 새로 개발한 흡착제를 넣고 1시간 동안 교반시킨 결과 90% 이상 흡착 효율로 단시간에 물속 수은을 제거했다. 대면적으로 흡착제를 제작할 수 있었고 간단한 산(酸) 처리를 통해 흡착된 수은을 제거한 뒤 흡착제를 재사용한 결과 5회 반복 실험 과정에서 모두 90% 이상 높은 흡착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학술지인 `저널 오브 머티리얼 케미스트리 A(Journal of Material Chemistry A)` 온라인판(6월 23일자)에 실렸다.
윤명한 교수는 “국제수은협약에 따라 `탈(脫)수은사회`로 전환을 위해 수은 모니터링 강화, 친환경적 수은 회수·매립을 위한 관리 법령 강화가 예상된다” 며 “이번에 개발한 흡착 소재기술은 수은의 사용·배출·폐기와 관련한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