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교역 확대, 일자리 증가, 소비자 후생 개선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한미 FTA에 따른 미국내 일자리 감소 주장과 재협상 필요성 등이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이번 보고서로 미국내 여론 향방이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한미 FTA가 균형적으로 평가되고 호혜적인 통상 관계가 지속되도록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9일(현지시각) 발간한 `기체결 FTA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한미 FTA로 인한 교역수지 개선 효과가 157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기준으로 한미 FTA를 체결하지 않았을 경우, 교역수지 적자가 440억달러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작년 미국의 대(對)한국 교역수지 적자는 283억달러를 기록했다. 한미 FTA 효과로 적자가 157억달러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미국 수출 증가 사례로 블루베리를 꼽았다. 블루베리는 한미 FTA 체결로 관세 철폐와 위생검역조치(SPS) 문제가 해결되면서 수출량이 600% 증가했다.
ITC는 한미 FTA 체결로 교역수지, 소비자후생, 투자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주요 협정분야에서 수준 높은 규범이 도입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산 제품 수입과 공급자 수가 증가해 소비자 선택 폭이 확대되고, 4억8000만달러 관세 절감으로 소비자후생 개선에도 기여했다. 또 한미 FTA는 미국의 기체결 FTA 중 최신 협정인 만큼 환경과 노동 분야 등에서 높은 수준의 규범이 도입됐다.
ITC 보고서는 대상 협정별 효과 분석이 아닌 △협정분야별 분석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야별 사례분석 △협정별 문헌분석 검토 등으로 구성됐다.
전반적으로 미국이 체결한 15개 FTA 영향을 계량 분석한 결과 교역 확대, 일자리 증가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들 FTA 체결로 미국 수출과 수입이 각각 3.6%, 2.3% 증가하고, 상품 교역수지 개선 효과는 87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실질 GDP는 322억달러(0.2%) 증가하고, 15만9000명의 일자리 창출, 실질임금 0.3% 상승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보고서에 대한 추가 분석 등을 통해 한미 FTA가 균형적으로 평가되고 양국간 호혜적인 통상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30일 방한 중인 프데드 업턴 미국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위원장 등 의원 대표단을 만나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또 한미 FTA가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호혜적 성과를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