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로봇을 가동하고 역진자 균형을 잡는 여부를 테스트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제11동 4층 5G 저지연 이동통신기술 시연장. 4G LTE와 5G 간 통신 서비스 지연 시간은 확연한 차이가 났다.
데이터 전송 지연이 0.02초(20ms) 이상인 4G 이동통신에서는 모바일 로봇의 움직임이 초 단위로 출렁거리며 끊겼다. 역진자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계속 회전했다. 반면에 서비스 지연이 0.002초(2ms)인 5G 이동통신에서는 로봇 움직임도 자연스러웠고, 역진자도 균형을 잘 잡았다.
이날 시연 행사에는 박현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CP, 정현규 5G기가통신연구본부장, 나민수 SKT 종합기술원 매니저를 비롯한 네스랩·모비안 등 참여 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서비스 지연 기술은 스마트폰 같은 단말기에서 보낸 데이터가 기지국과 서버를 거쳐 다시 단말기로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기술이다. 앞차가 사고가 나면 뒤따르는 차량에 순식간에 전달해야 하는 차량 간 충돌방지 시스템(V2X)이나 원격 수술 등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 드론 제어, 실시간 원격 로봇 정밀제어, 증강현실(AR) 등에서도 쓰인다.
ETRI는 이날 4G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주기를 단축시켜서 신속하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정현규 본부장은 “기존의 4G용 단말과 5G용 단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개발됐다”면서 “수신 데이터의 인식 시간을 최소화하는 기술과 제어신호 및 참조신호를 최적으로 배치하는 기술 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 개발에서 ETRI는 SK텔레콤과 기술 요구 사항 정의, 핵심 기술 개발, 국제 표준화를 진행했다. 네스랩, 모비안 등과는 저지연기술 테스트베드를 개발했다. 또 항공대는 성능 검증을 담당했다.
ETRI에 따르면 앞으로 이 기술은 스마트폰 같은 단말 내 통신 모뎀 칩으로 내장되고, 기지국에도 칩이나 SW 형태로 들어갈 계획이다.
기술 개발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초연결 스마트 서비스를 위한 5G 이동통신 핵심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박진효 SKT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이통망을 통해 극히 짧은 전송 지연을 요구하는 새로운 응용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네트워크 혁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SKT는 오는 2017년 세계 첫 5G 시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5G 기술 및 서비스를 연구개발(R&D)하는 `5G 글로벌 혁신센터`를 국내 최초로 열었다. 지난 3월에는 SKT 자체 규격을 기반으로 SKT 분당 사옥 주변 실외 환경에서 5G 시스템 성능 검증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완료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