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클라우드 기지국 장비가 미국에 진출한다. 내년까지 미국 전역에 장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에치에프알(대표 정종민)은 미국 통신사업자 클라우드형 기지국(클라우드 RAN)용 통신장비 공급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뉴욕 맨해튼 지역에 상용서비스를 위한 장비 납품을 시작한다.
에치에프알이 상용화한 프론트홀 장비는 최대 20㎞까지 떨어진 디지털 처리 장치와 무선 장치를 연결하는 광전송 네트워크다. 차세대 기지국이라 불리는 클라우드 원거리통신망(RAN)에 들어가는 필수 통신장비의 하나다. 클라우드로 기지국이 처리하는 데이터를 관리, 끊김 현상 없이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에치에프알은 SK텔레콤과 세계 최초로 액티브 파장분할다중화(WDM) 방식 프론트홀을 상용화했다. SK텔레콤에도 장비를 납품, 제품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통신사업자 핵심 네트워크에 통신장비를 운영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네트워크장비빌딩시스템(NEBS) 인증도 획득했다. NEBS는 극한 환경과 전기·물리적 조건에서 장비 내구성을 측정하는 테스트다. 인증을 획득하면 장비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장 받는다.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스토리지 등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광전송장비가 NEBS 레벨 3를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에치에프알이 미국 통신사업자에 장비를 납품한 것은 글로벌 장비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국산 장비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다. 에릭슨, 노키아 등 해외 장비 의존도가 높은 통신시장에서 국산 장비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SK텔레콤과 개발 단계부터 공동 개발과 특허 확보를 추진했다”면서 “국내 상용화 이후 축적한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서 다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에치에프알과 SK텔레콤은 기술 공유뿐만 아니라 공동 마케팅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협력할 계획이다. 프론트홀 장비가 미국처럼 국토 면적이 넓은 지역에서 투자 효과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 미국 대표 통신사업자가 클라우드 RAN을 도입하면서 장비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에치에프알은 2017년까지 미국 전역에 프론트홀을 공급하기 위한 지역 영업을 시작했다.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통신사업자도 5세대(5G) 통신 도입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국내 통신사가 국산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도입하면 통신 장비 수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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