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폰 다단계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다"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자 휴대폰 다단계 업체도 정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수만명에게 피해를 줘도 휴대폰 몇 대 값밖에 안 되는 벌금이 매겨지자 정부 규제를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휴대폰 다단계 판매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등을 위반한 7개 대리점에 100만~250만원 과태료 부과에 그쳤다. `대규모 유통업자`가 아니란 이유로 5분의 1 수준의 과태료만 내도록 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두 개 다단계 업체에 300만원의 과태료를 매겼다. 수만명의 피해자를 낸 것에 비해 너무 약한 처벌이라는 비난 여론이 높다.

이처럼 정부가 솜방망이 처벌을 계속하자 휴대폰 다단계 사업자들도 정부를 신경 쓰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 휴대폰 다단계 최대 파트너인 IFCI의 K 대표사업자는 공정위 시정명령 직후 유튜브에 올린 교육 동영상에서 “부정적 이야기에 귀를 씻자”고 말했다. 정부와 시민사회, 언론이 아무리 규제하고 비판해도 신경쓰지 말고 휴대폰 다단계 영업에 집중하자는 의미다.

K 대표는 “어떤 일이든지 가정이든 사회든 국가든 어느 곳이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4·19가 일어나고 5·16이 일어났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번영의 길로 나아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들린다 할지라도 귀를 씻어야 한다”며 “요새 귀를 씻자는 이야기를 안 하니까 전부 귀를 열어 놓고 있는 것 같다. 귀가 더러워진 것 같다. 긍정적인 얘기에만 귀를 열어서 듣자”고 역설했다. 그는 “기차가 `빵빵` `칙칙폭폭` 지나가는데 동네 개가 달려 나와서 짖는다고 기차는 서지 않는다”면서 “기차는 멀리 달려간다. 우리는 종착역이라는 곳을 향해 질주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