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파이브 김현수] 아이돌에서 CEO까지… 이 시대 만능 ‘능력남’

[ON+인터뷰|파이브 김현수] 아이돌에서 CEO까지… 이 시대 만능 ‘능력남’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4인조 남성 보컬그룹 파이브(F-ⅳ)의 대표곡 ‘걸(Girl)’과 ‘반지’. 요즘 발표한 신곡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세련된 이 노래들은 지난 2002년 파이브 멤버 김현수의 손에서 탄생했다.

당시 보기 드문 싱어송라이터라는 점과 잘생긴 외모 덕에 많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는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특히 파이브 활동을 마친 후 사업에 도전해 승승장구했고, 현재 김현수는 파이브 멤버라는 타이틀보다 가죽패션 브랜드 매니퀸 대표 직함이 더 어울리는 인물로 탈바꿈했다.

“내부사정이 생겨 파이브 활동이 어려워진 후 음악을 놓지 않기 위해 프로듀서로서 여러 아티스트들을 프로듀싱했어요.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고, 음악적 한계도 느껴 사업을 시작했죠. 가죽 지갑을 시작으로 벨트, 가방 브랜드 등을 만들어 패션 브랜드 비욘드클로젯과 콜라보레이션도 진행 중이에요. 그때부터 사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걸 깨닫고 10년째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김현수가 원래부터 사업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우연한 계기로 패션사업 재능을 발견한 후 인생 2막을 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친동생이 디자인한 제품을 재미삼아 300개 만들었는데 쇼핑몰에 올리자마자 완판이 됐어요. 그때부터 사업에 흥미를 느끼고 친구인 NRG 멤버 문성훈의 집으로 무작정 들어갔죠. 2년 정도 성훈이와 함께 살면서 사업 아이템도 개발하고 점점 성공하면서 현재는 집도 사고 결혼도 하게 됐습니다.”

[ON+인터뷰|파이브 김현수] 아이돌에서 CEO까지… 이 시대 만능 ‘능력남’

김현수가 속한 그룹 파이브는 지난달 28일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 출연하며,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4년 만에 출연하는 방송이었는데 떨리거나 긴장을 심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난 느낌이 들었어요. 마치 빈 집에 그냥 들어온 느낌이었죠. 방송 녹화 시스템도 여전히 바쁘고 정신없더라고요. 그동안 잊고 지내던 촬영장에서의 압박감과 긴장감을 오랜만에 느끼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파이브가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현수는 ‘슈가맨’ 출연에 회의적이었지만 팬들의 응원과 같은 시기 활동한 동료들의 출연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원래 지난 2월부터 ‘슈가맨’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요청이 왔었어요. 그런데 저와 멤버들 모두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져 있던 상태라 출연이 민폐라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테이크도 나오고 저희와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슈가맨’에 출연하는 걸 봤어요. 게다가 파이브를 소환해달라는 글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굉장히 많은 걸 보고 멤버들과 함께 ‘슈가맨’에 출연해보자고 결심했죠.”

파이브는 활동 당시 뛰어난 비주얼과 음악성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현수도 전성기 시절 파이브의 인기를 잊을 수 없었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팬미팅을 한 적 있었는데 팬들이 3000석 규모의 1층 좌석을 꽉 채워주셨어요. 그때야 비로소 우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죠. 당시에는 팬 카페 회원수도 10만 명이 넘었을 정도니까요.”

‘슈가맨’ 방송 후 파이브를 향한 관심은 다시 뜨거워졌다. 4명의 멤버가 다시 파이브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가능성은 있을까.

“방송 출연은 모르겠지만 앨범은 꾸준히 발매할 예정이에요. 예전처럼 안무 있는 곡은 어렵겠지만 지금 저희 나이 또래인 3040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마흔의 문턱’, ‘두 번째 스무살’ 이런 느낌을 강조하고 싶어요.”

[ON+인터뷰|파이브 김현수] 아이돌에서 CEO까지… 이 시대 만능 ‘능력남’

예전처럼 10만 명 이상의 팬카페 회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이 파이브와 김현수를 응원 중이다.

“팬들도 저희와 함께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지금은 대부분 결혼했거나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음식 종류를 선물로 많이 보내주시더라고요. 특히 김치도 손수 담가서 보내주시는 분도 계셨죠. 또, 500원 짜리를 엽서에 붙여서 계속 보내주시는 분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이제는 패션 브랜드 CEO 직함이 더 어울리는 김현수지만 음악을 향한 꿈과 열정은 여전했다.

“매니퀸도 계속 잘 됐으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음악 잘하는 친구들 모아서 조건 없이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대단한 규모는 아니더라도 녹음실을 만들어서 음악 잘하는 친구들이 잘 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김현수는 파이브와 자신을 아낌없이 성원해주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곧 팬미팅 겸 공연도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이 와주시고,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꼭 팬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년에 한 차례씩 앨범을 발표할 계획도 있으니까 기대해주세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