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동해와 독도를 `일본해(Sea of japan)`와 `리앙크루암(Liancourt Rock)`으로 표기합니다. 측량성과(지도데이터) 국외반출은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해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은 4일 최근 논란이 된 측량성과 국외반출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미래창조과학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행정자치부·산업통상자원부·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간사기관이다.
최 원장은 “측량성과 국외반출은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외국관광객 편의를 위해 측량성과 국외반출 허용을 주장하는 데 구글이 여전히 동해와 독도를 일본 주장대로 표기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외국관광객에게 잘못된 인식만 심어준다”고 우려했다.
구글은 한국어 구글지도에서만 `동해`와 `독도`로 표기할 뿐 영어 지도에서는 `Sea of japan`과 `Liancourt Rock`으로 표기한다. 일본어 지도에서는 `일본해`와 일본식 명칭인 `다케시마`로 표기한다. 명칭 정정 없이 측량성과 국외반출을 허용하면 외국관광객에게 우리나라 스스로 동해와 독도를 `Sea of japan`과 `Liancourt Rock`으로 알리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검토 대상이다. 국내 업체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허용은 역차별이라고 반발했다. 네이버·카카오·KT·새한항업 등은 국내 업체는 국외반출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공간정보산업협회·공간정보산업진흥원·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등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관련 중소기업 고사 우려도 제기됐다. 최 원장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다국적기업 요청에 따라 측량성과 국외반출을 허용했다. 2014년 `공간정보 구축 및 관리 등 관한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보안성 검토를 마친 축적 1대 2만5000인 영문판 수치지형도를 개방했다. 이후 실질적으로 해당 측량성과를 가져다 활용한 경우는 미비하다. 이번 구글이 국외반출을 요청한 측량성과는 안보상 불허된 1대 5000 축적 수치지형도이다.
국내에서 데이터를 관리하지 않는 기업에 측량성과를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다수 존재한다. 최 원장은 “중국과 이스라엘 등이 테러 등 다양한 이유로 공간정보 국외반출을 금지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외반출로 국내 안보시설 대상 외부 테러 우려도 제시했다.
정부 협의체는 관련 규정에 따라 7월 말까지 국외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최 원장은 “이달 추가로 회의를 진행 한다”며 “회의 내용은 규정상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