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미래부 인가조건 `공정 경쟁, 이용자 보호 등에 초점`

공정위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조건부로 인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체적 내용에 따라 또 다른 진통과 논란이 전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로선 SK텔레콤의 반발은 물론이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도 걸림돌이다.

미래부 장관과 공정위원장이 기업 결합 심사 지연에 대해 이견을 노출한 만큼, 인가조건 협의가 수월하게 진행될 지 관심이다. 이달 말 공정위가 인가 조건을 확정하면 미래부와 방통위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가를 최종 결정한다.

미래부는 공정위와 협의하고 방통위에 사전 동의를 요청한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옛 정보통신부를 모태로 하는 만큼 정통부가 견지했던 공정경쟁과 산업활성화, 이용자 보호라는 3대 기준에 따라 인가조건을 부여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고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더라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2위라는 점에서 정부의 심사숙고가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급변하는 방송통신 융합에 걸맞는 새로운 규제 철학이 필요한 만큼, 이전과는 다른 기준에서 인가조건이 부과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미래부·방통위가 방송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방송통신 투자 활성화는 서비스 차별화 등으로 인한 이용자 편의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기업결합으로 투자가 지속되면 경쟁사에도 투자를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방송통신 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건전한 콘텐츠 생태계 구현의 일환이다.

유무선 네트워크 투자가 일단락된 데다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이 인수합병 이후 콘텐츠 투자를 약속한 만큼 제작·배급뿐만 아니라 유통과 소비 등 전 과정에서 건전한 시장 질서 구축에 앞장설 것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원배 통신방송 전문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