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패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윤주헌·유지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세스트린2`가 면역 질환인 패혈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패혈증은 미생물이나 독소가 혈관에 들어가 심한 염증을 일으키며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패혈증이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팀은 대사 질환, 퇴행성 신경 질환 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스트린2가 면역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스트린2는 스트레스로 유도되는 대사 조절 단백질이다. 암, 노인성 질환, 비만, 당뇨 등 다양한 질병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세스트린2가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병원체가 몸 속에 침입하면 세포 내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된다. 이 때 세포가 신호를 보내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변성된 세포를 제거하는 자가포식으로 제거될 수 있다. 그러나 자가포식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지고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난다.
연구팀은 세스트린2를 제거한 생쥐와 정상 생쥐에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에 미생물 인자를 처리하고 염증 반응을 관찰했다. 세스트린2가 없는 생쥐의 세포에서 염증 반응이 높게 나타났다. 미생물 인자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았으며 자가포식은 더 적게 일어났다. 연구팀은 세스트린2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자가포식으로 제거해 염증 반응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면역 반응에서 역할이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세스트린2는 염증 반응을 낮추는 것을 보여줘 패혈증 등 각종 면역 염증 질환의 치료법을 찾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윤주헌 교수는 “세스트린2가 패혈증에서 면역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해 항생제 투여만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패혈증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패혈증, 노인성 질환 등 질병 치료법을 개발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 6월 23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