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후체제(포스트2030)에 따른 국제표준 제정 움직임이 일면서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 표준화 확보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미 확립된 국제표준은 국내에 신속하게 도입하고, 현재 진행 중인 요소기술 표준화는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Djokjakrta)에서 `기후변화 적응에 관한 상위 수준 프레임워크(HLFA) 제1차 국제표준화 회의`가 열렸다. 국제표준화기구(ISO) 온실가스 관련 활동을 하는 기술위원회(TC)207 분과위원회(SC)7 표준개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 적응·대응을 다루는 ISO14080 설립도 진행 중이다.
최요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박사는 “상위수준 프레임워크는 콘셉트를 잡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면서 “ISO14080은 2~3년 안에 표준이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SO뿐 아니다. 유럽표준화위원회(CEN)·유럽전기기술표준화위원회(CENELEC)도 기후변화 적응에 관한 유럽표준(CEN-CLC Guide 32)을 제정했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적응에 관한 표준화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용어 및 정의 △조직 온실가스 배출량의 산정 및 보고 △온실가스 타당성 평가 및 검증기관 인정 또는 인증에 관한 요구사항 등 6개 온실가스 관련 표준을 국가표준(KS)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측정방법에 관한 표준은 없는 상태다. 신기후체제에 따른 자발적 감축을 인정받으려면 온실가스 배출량·감축량에 관한 표준을 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 측정방법은 있지만 표준화는 진행이 안 된 상태”라면서 “(신기후체제에 따른)자발적 감축을 인정받으려면 다른 나라와도 이견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표준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별로 기후변화 대응 요소기술을 평가할 표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산업별 요소기술 평가에 관한 표준은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가 선제적 표준화로 앞서나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 박사는 “관련된 기존 국제표준을 국가표준을 신속하게 도입하되, 요소기술 표준은 국내에서 표준을 개발해 국제사회에 먼저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