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이 만든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해외 명품브랜드가 러브콜을 보냈다. 회사 설립도 이뤄지기 전이었지만, 대기업과 공공기관 지원으로 `준비된 수출기업`으로 출발했다.
웰트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명품 패션 브랜드와 스마트벨트 라인업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웰트는 의사 출신인 강성지 대표와 노혜강 이사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강 대표는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며 원격의료시스템 등 보건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게임과 헬스케어를 접목한 서비스로 노 이사와 벤처창업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후 평범한 의사로 돌아갔던 그를 다시 이끈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면서 의사를 채용했고, 그에게 제의가 왔다. 비슷한 시기 노 이사도 삼성전자가 문과생에게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시켜 프로그래머로 입사시키는 전형을 통과했다.
그렇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이 내놓은 것이 스마트벨트다. 스마트벨트는 내장 센서로 착용한 사람의 허리둘레, 걸음수, 앉은시간, 과식여부를 측정한다. 회사의 전폭적 지원 속에 삼성전자 C랩에서 약 1년반 동안 스마트벨트 개발에 집중했다.
웰트는 지난 5월 31일 삼성전자에서 독립(스핀오프)했다. 두 사람은 바로 다음날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해당 명품 패션 브랜드와 양해각서(MOU) 교환과 유럽시장 사전조사를 위해서다.
강 대표는 “1년 이상 제품을 개발한 만큼 하루도 낭비할 수 없다는 생각에 스핀오프 전부터 KOTRA 등 여러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탐색하고 신청했다”며 “CES에서 만났던 유럽 명품 패션 회사와 논의하다 한-불정상회담을 계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웰트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6에 삼성전자 사내 벤처육성프로그램 `C랩` 일원으로서 참가했다. 그때 삼성전자가 배포한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웰트를 알게 된 해당 기업 고위 임원이 부스를 찾았고, 이는 해외사업의 물꼬가 됐다.
노 이사는 “스타트업이라도 해외 파트너를 만날 때는 시제품이나 데모를 가지고 상담해야 한다”며 “사전 보도자료 배포는 물론이고 전시회 현장에서 눈에 띌 수 있는 마케팅이나 프로모션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트는 CES에서도 스마트벨트 홍보를 위해 인기 영화 `킹스맨`을 패러디한 고급양장점 컨셉트로 부스를 꾸며 관람객 눈길을 끌었다.
웰트는 오는 9월부터 중기청과 창업진흥원 지원을 받아 한불 창업자 교류프로그램을 통해 파리에서 3개월간 머무른다.
강 대표는 “지난달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으로 파리에 가서 KOTRA 지원을 받아 체류기간 동안 필요한 현지 전문가 및 파트너를 사전에 만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유럽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와 함께 프랑스 제약사, 보험사, 패션브랜드를 다양하게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규 KOTRA IT사업단 PM은 “국내 기업 중에 사전에 충분한 시장조사 없이 감이나 지인을 통해 무작정 해외진출을 감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외시장 공략 준비를 위한 사전 준비로 시장조사, 지사화, 전시회 등은 KOTRA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