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불법 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김 회장 등 14명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등 3명은 구속 기소됐고, 1명은 벌금형에 약식 기소됐다.
올해 1월 12일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을 지낸 김병원 회장과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 최덕규 후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출신 이성희 후보 등 세 명이 맞붙었다. 1차 투표에서 2위를 한 김 회장은 결선 투표에서 이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최 후보 측과 “결선투표에 누가 오르든, 3위가 2위를 도와주자”고 사전에 약속했다.
김 회장은 1차 투표결과 2위로 결선에 올랐고,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출신인 이성희 후보와 맞붙게 됐다. 3위에 그친 최 후보 측은 김 회장을 돕기로 했다.
최 후보 측은 결선 투표 당일인 올해 1월 12일 차명 휴대전화인 대포폰을 이용해 `김병원을 찍어 달라. 최덕규 올림`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의원 107명에게 보냈다.
김 회장과 최 후보는 선거 당일에 투표장 안을 돌면서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 후보와 별도로 김 회장은 대의원 17명을 상대로 선거 당일에 직접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사전 선거운동도 적발됐다.
김 회장은 측근 인사를 동원해 작년 5∼12월 대의원 105명을 접촉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언론 기고문과 여론조사 결과를 다룬 기사 등을 대의원 등에게 문자로 전송한 혐의도 받는다.
결국 1차 투표에서는 1위였던 이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떨어지고 2위였던 김 회장이 당선됐다.
다만 최 후보가 김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선거 후 특정한 직책을 보장받는 등 뒷거래가 있었다는 단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달 12일이 이 사건 공소시효 만료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검찰은 김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