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계속 가져가려면 장비 산업 경쟁력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합니다. 세계 2위, 3위 반도체 소자 업체가 한국에 있는데 장비 쪽에선 10위권 에 드는 한국 회사가 아직도 없습니다. 문제는 결국 사람입니다. 소자 대기업, 장비 중소·중견업체가 필요로 하는 `실무형 반도체 장비 인재`를 양성하는데 앞장서 국내 산업계에 보탬이 되겠습니다.”
최재성 극동대학교 반도체장비공학과장은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포괄적 전문 교육을 받은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극동대학교는 반도체장비공학과를 개설한 국내서 유일한 대학교다. 2013년 이 학과를 신설했다. 최 교수는 “전문 교육을 받고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십억~수백억원짜리 초고가 반도체 장비의 유지 보수를 담당할 실무형 인력 양성이 우선적 목표라고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글로벌 반도체 소자 업체가 필요로 하는 혁신 장비를 고안할 수 있는 창의형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상 전기전자를 전공한 학생이 장비 기업에 취업하면 추가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중소·중견 기업에 이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했고, 그에 맞게끔 특화된 교육을 시키므로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반도체 장비 분야는 화학, 물리학, 열역학, 유체역학, 플라즈마, 진공 기술 등 다양한 학문의 총 집합체”라며 “극동대에선 전기전자쪽 학생이 배우기 힘든 반도체 장비 특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극동대 반도체장비공학과 교수진은 모두 산업체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학과장을 맡고 있는 최재성 교수도 SK하이닉스 반도체연구소, 동부하이텍 공정기술팀장과 장비기술팀장을 거쳤다.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 공채 1기로 경기도 이천 공장의 반도체 장비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2014년에는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극동대 반도체장비공학과에선 내년 초에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일부는 국내 장비 업체로 취업이 확정됐다. 국내 소자, 장비 기업의 인력 수요가 많아질 것을 대비해 내년부터 정원을 25명에서 35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 교수는 “그간 반도체 소자, 중소·중견 장비 업체 등 14곳과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이를 통해 현장실습과 인턴십,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기업체가 원하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