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환경·문화적 요인으로 유방암, 자궁근종 등 대표적 여성 질환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한다.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13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유방암, 여성생식기질환 등 여성이 자주 걸리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정밀진단, 치료기기가 주목받는다. 조기진단을 통한 예방과 미용을 고려한 최소침습, 정확도를 높이는 로봇수술까지 첨단 의료기법이 적용돼 여성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준다.
OECD 국가 여성 발병률 1위인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4년간 44%나 증가할 정도로 여성 건강을 위협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중성지방과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유방암 환자는 폐경기 이후 여성에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 30~40대 여성 중에서도 환자수가 급증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도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유방암 검진은 자가 검진법,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검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이 있다. 널리 쓰이는 유방촬영술은 3D 촬영기법까지 적용돼 정밀함을 높였다. 2D 기반 유방촬영기기는 암세포를 완벽하게 발견하기 어렵다. 한국 여성 20%가 지방보다 유선조직이 더 많은 치밀유방인 것을 고려할 때, 암세포가 자라도 유선조직에 가려 판별하기 어렵다. 3D 유방촬영기법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 2D 제품대비 발견율을 40% 이상 높인다. 현재 JW메디칼이 홀로직 3D유방촬영기 `셀레니아디멘젼`을 국내 공급하고 있다.
이준호 JW메디칼 마케팅전략실장은 “3D 유방 촬영기는 서양인에 비해 유방 크기가 작고 조직이 치밀한 편인 한국 여성 환자에게 안성맞춤인 진단기기”라며 “유방암 조기 발견율을 향상시켜 우리나라 여성질환 발병률을 낮추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자궁근종도 가임기 여성 약 40%에서 발견되는 대표적 여성질환이다.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궁 평활근을 이루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종양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진 결혼,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도 20~30대 자궁근종 환자가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자궁근종 검진은 주로 일직선 형태로 된 딱딱한 금속관 내시경이 활용됐다. 나이가 어리거나 성경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검사 자체에 두려움을 느낀다. 불편함과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몸에 들어가는 부분이 고무로 돼 부드럽게 휘어지도록 한 연성 내시경이 활용된다. 직경이 3㎜대인 올림푸스 자궁내시경이 대표적이다. 얇고 구부러지는데다 최대 120도 시야각을 갖춰 정밀도를 높였다.
수술에 의존했던 자궁근종 치료도 초음파를 이용한 최신 기법이 도입됐다. 초음파 에너지를 한 곳에 모아 종양에 열을 가해 태운다. 최근 디지털 방식이 개발돼 자동초점 설정으로 중복시술이 필요 없다. 절개와 마취가 필요 없는 비침습치료법으로 선호도가 높다.
알피니언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자궁근종 치료기를 국산화해 서울대학병원, 부천고운여성병원, 인천미앤아이산부인과 등에 공급했다. 최근 유럽CE인증까지 획득해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 남미 진출까지 전망이 밝다.
알피니언 관계자는 “알피우스 900은 기존 MRI 기반 자궁근종 치료기와 달리 초음파로 병변을 파악해 진료시간이 짧고, 정확도가 높다”며 “외산이 독점하는 자궁근종 치료기 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산제품 자존심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생식기는 여성 건강척도다. 소종양,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경부염, 월경장애 등 여성생식기 질환은 성인 여성뿐만 아니라 10대 여성 환자도 급증한다. 10년 전과 비교해 최대 78%나 증가했다.
10대를 비롯해 젊은 여성 생식기질환자는 가임성을 유지하기 위해 난소를 최대한 보존하는 게 중요하다. 정상 신경과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수술 기법이 필요하다. 최소 침습 자궁절제술에 활용되는 로봇수술이 각광받는다. 로봇수술기를 이용해 생식기능 손상 없이 낭종을 절제하는 로봇 낭종절제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단 하나의 작은 구멍으로 수술하는 단일공 로봇수술도 머지않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임재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개복술보다 정교한 로봇을 이용할 경우 침습과 출혈을 최소화해 효과가 크다”며 “젊은 여성에게 생식기질환이 늘면서 난소를 살리는 로봇수술이 주목받는다”고 분석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