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다음 달 시작할 고화질(HD) DMB 서비스 참여를 전면 재검토한다. MBC와 SBS에 이어 공영방송인 KBS까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HD DMB 사업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적 책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는 HD DMB 사업을 전면 재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이사회 보고 후 다음 주 최종 입장을 밝힌다.
KBS가 HD DMB 사업을 고민하는 배경은 TV와 모바일에서 동시 수신이 가능한 초고화질(UHD) 방송과 유료 지상파 OTT 서비스 `푹(POOQ)` 때문이다. 지상파TV는 HD가 아닌 UHD 이동형 방송에 집중할 방침이다.
문제는 시청자가 빠른 시일 내 UHD 모바일 방송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UHD 이동형 방송을 수신할 장비와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 UHD 이동형 칩도 개발되지 않았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지상파 UHD 안테나를 단말기에 탑재해 줄지 여부조차 미지수다. 700㎒ 주파수 방송대역을 수신할 안테나가 모바일기기에 내장돼야 UHD 이동형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반면 지상파 HD DMB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시청할 수 있다.
UHD 이동형 방송은 비용은 많이 들지만 화질은 HD급이다. 고정형 방송과 같은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이동형 방송에 많은 대역폭을 할당할 수 없다. DMB관계자는 “HD DMB와 화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데 지상파TV가 갑자기 HD DMB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공영방송인 KBS까지 HD DMB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은 공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료 지상파 OTT 푹과 HD DMB 서비스가 겹치는 점도 지상파TV가 HD DMB 사업을 접는 이유다. 지상파TV 관계자는 “HD DMB와 푹 서비스가 일정 부분 겹쳐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지상파TV 행보로 공적 책무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다. 지상파TV는 이동 중 무료 방송시청을 통한 시청자 복지를 추구한다며 사업 허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정부는 2014년 지상파DMB를 재난방송 매체로 지정했다. 지상파TV는 무료로 전파자원을 활용해 DMB사업을 진행해왔다.
YTN, QBS, U1 등 비지상파 DMB 3사는 지상파TV 없이 다음달 1일부터 HD DMB서비스를 시작한다. 다음 달 지상파TV는 빠지지만 tvN, jtbc, mbn, ytn 등 4개 실시간 채널을 HD급으로 볼 수 있다. DMB 관계자는 “지상파TV가 공적 책임을 잊은 채 HD DMB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지만 그래도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tvN, jtbc가 HD DMB에 참여하게 돼 많은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KBS, MBC, SBS는 올해 초 HD DMB를 8월부터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MBC와 SBS는 HD DMB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