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주식대박 사건이 결국 넥슨을 덮쳤다. 주식 매수자금이 김정주 넥슨 창업주 측에서 무상 제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넥슨도 생채기가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13일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을 소환, 밤샘조사를 벌인데 이어 14일 진경준 검사장을 소환했다.
진 검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미 자수서를 제출했고 오늘 조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모두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김정주 NXC 회장 소환조사와 진 검사장 자수서 등을 통해 주식자금 무상 제공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 비상장 주식 취득 자금 출처를 `본인 재산` `처가에서 빌린 돈`으로 말을 바꿨다가 `넥슨에게서 빌렸다`고 재수정했다. 자수서에서는 이를 또다시 뒤집었다. 김 회장 측이 4억2500만원을 무상으로 넘겨줬다는 것이다. 김 회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이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의 거듭된 거짓말로 넥슨도 난처한 상황이 됐다. 넥슨은 지난달 4일 언론에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진 검사장에게 주식대금을 단기 대여했고 대여자금은 근시일 내에 모두 상환됐다”고 밝혔다. 당시 김 회장과 진 검사장 사이에 회사가 파악하기 힘든 개인 간 거래가 일어난 탓이지만 결과적으로 회사가 무상제공 사실을 숨긴 셈이 됐다.
한편 검찰은 진 검사장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공짜로 넘겨받은 때는 공소시효(10년)가 이미 지난 2005년 당시여서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깨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2006년에 넥슨 일본법인 주식을 취득하고 2008년 넥슨으로부터 고가 승용차를 받은 사안까지 합쳐 `연속적인 뇌물수수`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