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이 말하는 `네이버와 라인`<1>

이해진이 말하는 `네이버와 라인`<1>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2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라인 상장과 맞물려 향후 네이버 발전 방향과 라인 사업 계획을 밝혔다. 라인 성장과 상장 과정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 의장은 15일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기자간담회에서 북미·유럽에서 제2, 제3의 라인 신화를 써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라인은 주력 시장인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를 주축으로 해당 시장이 보유한 모바일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이 의장은 “원래 데이터센터 각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라인 상장과 맞았다”며 “상태가 좋아야하는데 어제 밤 라인 상장을 TV로 봤다. 뉴욕에서 상장되고 거래된다는 사실에 감정이 이상해져서 잠을 거의 못 잤다”고 말했다.

각을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데이터 기록 소중함도 빼놓지 않았다. 이 의장은 “각에 인터넷 데이터에 대한 생각을 담으려고 했다”며 “기록된 데이터가 정말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수백년 전 문서 하나하나가 소중하듯 지금 많은 사람이 쓰는 글이나 사진이 후세에게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 일문일답.

-상장 이후에 관심이 쏠려 있다. 어느 지역에 집중할 것인가.

▲메신저 시장 초기에 여러 개가 경쟁했다. 왓츠앱 위챗 이런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꽤 많이 노력했다. 왓츠앱 같은 1등 브랜드가 페이스북에 팔리면서 시장 경쟁이 어려운 상태가 됐다. 라인이 초기에 유럽·북미에서 꽤 반응이 있었다. 중국은 워낙 강력한 위챗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주도권을 강하게 갖고 있는 나라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미국·중국 등 큰 자본과 시장을 가진 곳에서 해외로 나오는 거대 사업자와 경쟁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 시장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일본이란 시장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늘어날 여지가 많다. 태국, 인도네시아도 잠재력이 많다. 우리가 갖고 있는 1등 시장에서 사업 여지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시장을 더 확장하고 싶은 곳, 유럽, 미국에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메신저를 갖고 들어가기는 어렵다. 이번 상장으로 자금이 확보되면 새로운 기술력 서비스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경쟁사는 어디인가. 국내에서 O2O 사업 확장하는데 사업방향은 어떻게 되나. 창업을 꿈꾸는 이에게 조언해 달라.

▲처음 사업할 때부터 사람들은 네이버가 초기 시장 선점해서 강한 힘을 누렸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야후가 먼저 장악한 시장이다. 너무 강력한 브랜드였고 라이코스라든가 큰 브랜드가 앞에 있었다. 국내에서도 다음, 네이트 등 이미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성장해왔다. 가장 두려운 곳은 미국에서 시작한 거대 인터넷 업체다. 이동통신사업처럼 나라가 허가하거나 보호하는 게 전혀 없는 곳이다. 17~18년 동안 미국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인터넷은 국경·시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상대와 어떻게 싸울까 어렵고 두려웠다.

최근 중국 기업은 정부 시장보호로 시가총액 수백조원, 순이익 몇십조원씩 나온다. 우리와 비교하기에 어마어마한 회사가 됐다. 그런 곳과 경쟁해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 네이버를 국내에서 공룡으로 그리지만 구글도 옆에 그린다면 어떻게 그릴 것인가. 고질라나 어마어마한 괴물일 것이다. 국내에서 카카오와 경쟁상황이지만 그곳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자본과 기술을 갖고 추진하는 해외 경쟁사와 어떻게 경쟁할지 문제다. 동영상 사업은 유튜브, SNS는 페이스북, 사진은 인스타그램이 가져갔다. 네이버도 폴라도 내고 노력하지만 인스타그램이나 구글포토에 잠식당하고 있다. 그런 것이 힘든 면이고 비슷한 경쟁사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곳을 상대로 어떻게 생존하느냐가 항상 고민이다.

국내 사업에 대해서는 꽤 오래전부터 `글로벌`을 얘기했다. 라인 성공과 함께 많은 리소스와 포커스를 해외에 집중했다. 국내에서 50% 인력이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매출, 인력비중 모두 해외 쪽으로 더 많이 이동해야 된다. 해외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지표 보면 잘 알 수 있다.

스타트업에게 말씀드리면 국내 인터넷 시장이 크지 않다. 인구 4000만~5000만명이다. 안정적 수익과 서비스를 가져가기 어렵다. 승부는 큰 시장에서 내야 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귀감이다.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기술력 가지고 들어간다. 우리가 투자하는 곳은 기술력 강하고 좋은 기술자 모인 곳이다. 직접 회사를 만들어서 자신 힘으로 나갈 수 있겠지만 우리 인프라, 자금력, 환경, 네트워크, 기술, 서버 등으로 잘 협력해서 그런 회사가 해외로 진출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연구개발은 상장과 함께 더 대규모로 강력하게 기술력에 투자하겠다. 밖에서 열심히 기술개발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투자하고 해외서 경쟁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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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현금 확보했는데 활용 계획은. 라인이 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라인이 상장하면서 자금을 많이 확보했다. 처음으로 자금에 여유가 생겼다. 그전에도 수익을 냈지만 그 수익가지고 해외 투자하고 국내 일 하기에 바쁘고 빠듯했다. 이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가 한 단계 변화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더 많은 자금은 기술 쪽에 투자해야 한다. 해외에서 여러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인터넷은 국경이 없어 좋은 서비스 나오면 한순간에 다 이동한다. 어려운 것은 외국회사는 자금이 넉넉해 많은 곳에 투자하는데 우리는 집중을 잘 해야 한다. 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여러 기술과 외부 기술 가진 분에게 투자 확대하고 현금 활용하는 게 첫 번째 타깃이다.

라인 비결이라고 하면 열심히, 절박하게 했다는 점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서비스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가 있는 사람도 고생했고 뒤에서 돕는 사람도 고생 많이 했다. 이런 친구들이 열심히 해 라인이 성공했다. 가장 큰 비결은 국내 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에 해외에서 그런 모습을 만들어야만 살아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큰 회사는 다 미국이나 중국이다. 그 외에 독자적 생존 투자하는 회사는 정말 없다. 그런 회사가 되고,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절박감을 갖고 그만큼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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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이나 이런 것 고려하고 있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떻게 고도화하겠나. O2O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지금 당장 인수합병 타깃은 없다. 기술이 강한 곳이 좋다. 네이버가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곳이 타깃이 될 것 같다. 늘 많이 조사해오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조금 더 공격적으로(인수합병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O2O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안 했다. 이 단어가 주는 허상 같은 게 있다. 너무 넓은 범위 산업이 이 말로 포함된다. 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새로운 기술이 PC·모바일뿐 아니라 다른 하드웨어(HW)에서 쓰일 것이다. PC·모바일이 아닌 스피커·자동차 등 다른 기기에서 쓰인다거나 AI 기술을 사용해 일반 사용자가 접하는 다른 환경에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고민한다. 하반기에는 그런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것 같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