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피시설 영등포 교도소가 도시재생의 랜드마크이자 편리한 주거지로 탈바꿈한다.
국토교통부와 LH 공사는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방안을 담은 4·28 대책 후속조치로 옛 영등포 교도소 부지에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 주거·상업단지로 복합 개발해 도시재생 확산 거점으로 조성하는 한편, 서민·중산층에게 안정적이고 편리한 주거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영등포 교도소는 1949년 12월 부천 형무소로 개청돼 1968년 영등포 교도소로 개명됐다. 2011년 10월 29일까지 62년 동안 고척동에 자리 잡았던 시설이다. 그 간 영등포 교도소는 지역개발 걸림돌로 인식돼 주민의 이전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고 2011년 10월 구로구 천왕동에 위치한 신축 교정시설로 이전했다.
영등포 교도소가 이전하고 남은 종전 부지에 대한 개발이 지연되면서 지역 슬럼화 문제가 대두됐다. 국토부와 LH는 지난 4월 28일 영등포 교도소 이전 부지에 서민·중산층을 위한 뉴스테이(기업형 민간 임대주택)를 공급키로 하고 6월 30일 사업자 공모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 중이다.
사업 공모에 따르면 이번 사업으로 편리한 교통 환경을 갖춘 도심지에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약 2300세대, 직주 근접형 생활편의시설 및 대형 판매시설이 건설될 예정이다. 뉴스테이 사업으로 서울에 대단위 패밀리형 아파트를 공급하는 최초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종전과는 달리 `토지지원 리츠(REIT`s)` 방식을 뉴스테이 사업에 처음으로 도입해 추진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저렴한 임대료와 도시재생, 민간참여 확대, 개발사업 활성화·이익 공유 등이 특징이다.
뉴스테이 사업자가 토지를 매입 후 임대주택을 건설했던 종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주택기금과 LH 공동 투자로 별도 설립한 `토지지원 리츠`가 토지를 매입, 사업자에게 저렴하게 임대함으로써 종전보다 임대료를 10% 이상 낮출 수 있다.
기피시설인 교도소로 인해 쇠퇴한 도심에 주택도시기금이 마중물로 작용해 민관 협력으로 지역 랜드마크를 건설, 주변지역이 되살아나는 도시재생 효과도 기대된다.
토지를 저렴하게 임대하므로 사업성이 개선되고 재무적 투자자(FI) 참여가 확대되는 한편, 기금은 출자부담을 줄여 더 많은 사업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기존사업과 달리 이번 사업은 재무적 투자자가 임대 리츠 지분의 20% 이상(350억원 내외)을 투자한다.
공공부문(기금+LH)이 출자해 직접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민간 자금조달 부담과 인·허가 등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 개발사업을 활성화는 한편, 민간-공공이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기업, 비영리 법인 등 자금력이 부족한 사회경제적 주체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등 시대적 요구에도 부응하는 사업모델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서울도심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재무적 투자자가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며 “장기간 방치된 도심 혐오시설을 랜드마크화해 도시재생의 기폭제 역할이 기대되는 등 1석 3조 효과가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9월 중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토지 임대차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017년 3월 조성공사에 착수해 2020년 3월 준공 목표로 진행된다.
앞으로도 정부와 LH는 토지지원 리츠 방식으로 영등포 교도소 부지를 포함, 5000세대 이상 뉴스테이를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