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국제표준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위주 국제표준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지표로 삼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도 참여하는 등 보폭도 넓어졌다.
19일 표준관련 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ISO TC268(커뮤니티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오(O) 멤버(Observing Member)`로 참여하고 있다. 오 멤버는 의견을 기술위원회(TC) 내에서 모니터링만 할 수 있다. 의견을 직접 제시할 수 있는 `피(P) 멤버(Participating Member)` 멤버와 달리 직접 표준화에 개발할 수는 없다.
ISO TC268은 스마트시티 관련 표준인 ISO 37120(도시 서비스 및 삶의 질 지표 향상을 위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을 개발한 기술위원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ISO 37120 작업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ISO 37120은 2014년 출범해 현재 항목을 개정중이다. 에너지, 교통, 환경, 안전 등 17개 주제 기반 46개 핵심지표를 제시했다.
고정하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연구사는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는 ICT 위주로 표준화를 진행하고, ISO는 지속가능성을 지표로 삼고 있다”며 “ISO는 거버넌스 등 기술 외 지표를 많이 다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등 ICT 중심으로 국제표준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표원에 따르면 ITU는 지속가능한 스마트도시를 위한 KPI(Key Performance Index)를 개발했다. ISO·IEC 조인트TC에서 스마트시티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했다.
올해 들어 스마트시티 국제표준화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IEC는 스마트시티에 관한 시스템스커미티(SyC)가 생긴 후 첫 회의를 가졌다. SyC는 TC수준 위원회로 표준 제정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지난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ISO·IEC·ITU 공동 `세계 스마트시티 포럼`이 열렸다.
스마트시티처럼 다양한 분야 융합성격 기술이 국제 단일표준으로 제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준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세 표준화기구가) 지금까지 각자 표준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공동 표준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상위 레벨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게끔 협의하는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ISO TC268참여로 스마트시티 국제표준화 빈틈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거버넌스 등 스마트시티에 관한 통합 지표를 제시하는 ISO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당장은 스마트그리드 등에 초점을 맞춰 국제표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 연구사는 “(우리나라 강점 있는) 스마트그리드 등에 초점을 맞춰 스마트시티 표준화에 대응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