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요금할인(선택약정)의 부정적 효과가 2분기 통신사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요금을 깎아줘야 하는 사람이 800만명을 돌파하면서 통신사 전체 실적을 흔들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 사물인터넷(IoT) 가입자 확대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선택약정의 부정적 효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28일 SK텔레콤을 시작으로 29일 KT, 다음달 초 LG유플러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매출은 SK텔레콤 4조2800억원(작년 대비 0.5% 증가), KT 5조5200억원(1.8%), LG유플러스 2조7600억원(3.7%)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SK텔레콤이 4100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마케팅비용 증가 영향이다. KT는 3800억원으로 3% 이상 증가한 반면에 LG유플러스는 1700억원으로 7~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이다.
통신 3사 2분기 마케팅 비용은 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7, G5 등 신제품이 2분기에 주로 판매된 탓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분기 2조원 이내 마케팅 비용을 안정적인 것으로 분류한다. 이동통신 시장이 기기변경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앞으로도 마케팅 비용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통신3사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성적은 부진하다. SK텔레콤이 3만6400원으로 0.4% 하락하고, LG유플러스는 3만6000원으로 1.7%나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LTE 가입자 증가세인 KT만 3만6300원으로 0.9% 증가가 예상된다. KT는 LTE 가입자 비중이 작년 대비 8%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ARPU 부진은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 탓으로 해석된다. 선택약정 가입자는 6월 말 800만명을 넘어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집중 출시된 2분기에만 150만명 넘게 증가했다. 증권가는 선택약정 가입자 100만명이 증가할 때마다 ARPU가 0.4%(전분기 대비)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800만명 누적으로 계산하면 3% 넘는 하락압력이 발생하는 셈이다.
LTE 가입자 증가, 데이터사용량 증가 등 다른 상승요인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ARPU 감소세가 더 컸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현실화된 것이다.
ARPU를 끌어내리려는 선택약정에 대항하는 건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량이다. 2분기(6월 제외)데이터 사용량을 비교해보면 작년 29만7839테라바이트(TB), 올해 43만4130TB로 1년 만에 45.7% 급증했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가 데이터중심요금제와 결합하면서 ARPU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선택약정 하락압력과 데이터사용량 상승압력 가운데 누가 더 센지에 ARPU 향방이 달렸다. 아직까지는 선택약정 힘이 더 센 것으로 분석된다.
IoT는 통신사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가입자수가 아직 많지 않다. 가입요금이 낮아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5월 말 기준 471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증권가에선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선택약정이 통신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증권사 실적 추정 종합(10억이하 버림)>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