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변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력산업 침체, 인구감소, 로봇·인공지능 등 변화에 대응하려면 한국 경제는 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지난 23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폐막했다.
제주포럼은 `제주에서 만나는 통찰과 힐링`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 전환기에 우리 기업이 맞닿은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과 질문을 남겼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막사부터 “무인자동차의 상용화 등 현실과 미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간극이 없어지는 시대”라며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시작으로 로보틱스, 인공지능, 우주과학, 거시경제 전문가들도 나와 세계적으로 거의 대부분 영역에서 기술융합과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적 컨설팅기업 맥킨지앤컴퍼니 도미니크 바튼 회장도 “한국 기업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초반에는 잘 적응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한국 기업의 더욱 빠른 변화를 촉구했다.
바튼 회장은 한국은 인구 감소, 고령화 등 사회가 처한 변화는 더 절박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두산, 아모레퍼시픽처럼 회사의 근본적 변화에 준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예를 들었다.
박 회장도 기업이 스스로 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네거티브 규제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 역시 주력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실시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줄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건비와 고정비용 등을 줄인 덕분이다.
박 회장은 “구조조정은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며, “과거의 경험을 통해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고통의 크기도 줄고, 회복의 에너지도 많아진다는 것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산은 1990년대부터 과감한 사업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통해 소비재사업에서 인프라 관련 사업으로 주력업종을 바꿔왔다.
주형환 장관도 “결국 미래 먹거리를 가장 고민하는 것도 기업”이라며 “앞으로 산업정책도 민간 주도로 기업이 하겠다는 것에는 집중적으로 규제를 풀고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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