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에게 예약, 결제, 사후관리(AS) 등 전 주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포털이 구축된다. 지방자치단체, 숙박업소 등과 협업해 관광 정보도 제공한다. 의료 분야에서의 불법 브로커를 퇴출하고 의료관광 산업 육성을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25일 정부 및 의료기관에 따르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연말까지 `한국형 의료·관광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한다.
플랫폼은 클라우드를 활용해 외국인 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우리나라 의료기관에 예약, 결제하는 포털이다. 국내 의료 서비스 이용을 위한 병원 위치, 진료 과목, 교통 등 정보도 담긴다. 문제점으로 꼽힌 AS를 위해 내년에는 클라우드로 자국 병원과 의료 정보를 교류하는 지원 시스템도 구축한다. 우리나라를 다시 찾는 유인책이다. 주사업자로는 중앙대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3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누적 통계로는 120만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불법 의료관광 브로커가 유치한 해외 환자가 전체 77%에 이른다. 이들이 챙기는 중개 수수료는 최대 250%가 넘는다. 수수료를 뻥튀기하거나 당초 고지한 금액을 넘어 추가 부담금을 강요, 의료 한류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됐다.
불법 브로커를 퇴출하기 위해 검증된 의료기관과 중개소만 참여시킨다. 천편일률의 수수료도 근절하기 위해 관련 내용은 사전에 공지한다. 환자가 원하는 진료 정보를 올리면 중개인이나 병원이 직접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역경매` 방식을 도입한다. 의료 서비스 `오픈마켓`이 형성돼 경쟁을 통한 가격 하락과 정보 신뢰성을 높인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중국에서만 현재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에이전시가 1400개가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천편일률의 수수료와 묻지마 식 유치로 의료관광의 질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예약, 결제, AS까지 모두 제공하는 포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화, 교통 등 관광 정보도 제공한다. 인천, 강원도 등 의료와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자체는 물론 숙박업소와도 협업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됨에 따라 이를 의료관광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플랫폼에 담긴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축되는 만큼 유연한 시스템 운영과 참여 기관 확대에 도움이 된다. 추후 중국, 중동 등 현지 병원과 의료정보 교류 시스템도 구축해 환자 유치는 물론 AS 분야도 날개를 단다.
장 교수는 “국내 환자 의료 정보 관리는 엄격하지만 이에 비해 해외 환자에 대한 의료 정보 교류는 기회가 많다”면서 “해외 병원과 양해각서(MOU) 등을 교환해 의료 정보를 교류, 해외 원격의료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가 해외 환자 유치로 거둬들인 수입은 2조원이다. 의료산업 경쟁력은 해외 환자 유치와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로 요약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해외 환자 유치 강화 등을 목표로 해외의료사업지원관, 해외의료사업과를 신설하는 등 행정 지원을 강화한다. 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과 범부처 의료관광협의체도 구성하고 있다.
플랫폼에 신뢰성 있는 의료기관 및 중개소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관건이다.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되는 가운데 의료기관과 중개소 등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으면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 민간에서 운영되는 만큼 유연하고 차별화한 콘텐츠도 필요하다. 이미 문체부와 복지부는 각각 20억원을 투입해 `비지트 메디컬 코리아` `메디컬 코리아` 등 의료·관광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민우 NIPA 클라우드 사업팀장은 “중앙대병원 등을 시범사업에 참여해 효과를 검증하고, 내년에는 1~3차 병원은 물론 성형외과 등 외국인 환자가 많은 의료 분야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면서 “문체부와 복지부 사이트는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등이 적용되지 않아 이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