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동고속도로 관광버스 참사로 졸음운전 방지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가 내년부터 생산되는 대형 버스·화물차에 차로이탈경고장치나 자동비상제동장치 등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안전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용 차량 교통 안전 강화 대책`을 확정했다.
대책에 따르면 길이 11m 이상 대형버스나 차량총중량 20톤 이상 화물·특수자동차는 내년부터 생산할 때 차로이탈경고장치(LDWS)와 자동비상제동장치(AEBS) 등 첨단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기존 대형 승합·화물차량도 전방충돌경고기능(FCWS)을 포함한 LDWS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는 한편, 첨단안전장치 부착 사업용 차량에는 보험료(공제료) 할인 적용을 확대한다.
또 4시간 이상 연속 운전 후 최소 30분 휴게시간을 확보하도록 하되 천재지변이나 교통사고 등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면 한시간 연장운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중대 교통사고 유발 버스운전자는 운수종사자 자격을 일정기간(위반사항에 따라 40~60일) 제한하고 연속 운전시간 및 최소 휴게시간 미준수, 속도제한장치 해제 단속을 할 때는 디지털 운행기록 분석결과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운수업체가 운전자 탑승 전에 음주여부 등 적격성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화학사고 발생 현황 및 안전관리 개선 대책`, `건설현장 안전점검 결과 및 개선방안`, `특수교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함께 보고됐다.
환경부는 `화학사고 안전관리 개선 대책`에서 사업장별로 기초 화학품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사고발생시에도 늑장신고를 하면 제재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특히 늑장신고로 인해 초동대응이 늦어지지 않도록 사고시 15분 내에 신고해야 하는 즉시신고 규정을 3회 위반한 사업장은 영업허가를 취소하는 삼진아웃제가 시행된다. 도급신고나 자체점검을 이행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면 업무상 중대한 과실로 간주해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고·법령위반 이력, 시설 노후도, 취급물질 등을 고려해 고위험 사업장을 선정, 중점 점검해 반복사고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사고 시설에 즉시 가동중지를 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2차사고 등 위험상황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또 현장 일용직 근로자의 안전교육 시간도 16시간에서 8시간으로 현실화하고 도급신고 대상을 명확히해 신고에 혼선이 없게 할 계획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토부·환경부·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오늘 마련된 대책을 사업주와 근로자,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 제도개선 사항이 현장에서 착근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