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도시철도 철도통합망(LTE-R) 사업에서 SK텔레콤과 KT의 혈투가 예상된다. 지난해 부산지하철과 최근 원주강릉선 사업을 각각 주수하며 장군멍군을 주고받았다. SK텔레콤은 김포 사업 수주로 분위기 반전을, KT는 원주강릉선에서 잡은 승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내달 17일 제안서 접수 마감 일정으로 `김포도시철도 IT설비 구매설치` 사업을 발주했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 간 23㎞ 구간에 설치되는 경전철이다. IT설비에는 LTE-R와 통합교환설비, 역무자동화설비, 경영정보시스템이 포함된다. SK텔레콤과 KT가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다.
사업규모는 약 280억원, 이 중 120억원 정도가 LTE-R에 배정된다. 400억원 규모인 원주강릉선보다 액수가 적고 일반·고속철도가 아닌 도시철도지만, SK텔레콤과 KT에는 자존심이 걸린 사업이다.
SK텔레콤은 이번 달 최초 일반철도 LTE-R 사업으로 중요성이 큰 원주강릉선 사업을 KT에 내줬다. 1년 전 세계 최초 LTE-R 도입 사례인 부산지하철 1호선 사업을 수주하며 분위기가 고무됐다. 당시의 경험을 앞세워 원주강릉선도 수주를 예상했지만 실패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TE-R는 아직 세계적으로 구축 사례가 없어 부산지하철 사업을 진행 중인 SK텔레콤에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며 “하지만 KT가 사업을 수주하자 앞으로 진행될 다른 LTE-R 사업 향방은 예측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사업 수주로 자존심을 살리는 한편 분위기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LTE-R는 향후 10년간 전국 5000㎞ 구간에 2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장기 사업이다. 사업 초기 최대한 많은 실적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KT는 원주강릉선 수주 분위기를 김포도시철도까지 이어가는 게 목표다. 원주강릉선에서는 가격 점수에서 뒤졌지만 기술 점수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무선통신 기술력과 사업수행 능력을 자신하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LTE-R 사업 승자는 내달 19일 오후 4시에 가려진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계약 체결 후 2018년 말까지 2년여간 사업을 추진한다.
< 김포도시철도 IT설비 구매설치 사업 개요 (자료:한국철도시설공단)>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