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젠이 축소판 유인드론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총 18개 모터를 독립 제어하고 기체 자세를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축소판이 아닌 실제 유인드론 개발로 이어지려면 토크 위주 전용 모터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드로젠(대표 이흥신)은 최근 볼로콥터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볼로콥터는 탑승 공간과 프로펠러 지지대, 프레임으로 구성된 대형 드론이다. 사람을 태우거나 무거운 물체를 운송할 수 있는 `유인 드론` 기초다. 이번에 시험 비행한 볼로콥터는 대각선 직경 약 80㎝ 크기의 축소판이다.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 유인드론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R&D)에 착수한 후 첫 중간 성과다. FC 성능을 검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볼로콥터는 18개에 이르는 모터를 장착하기 때문에 구동계와 기체 자세를 제어하는 FC 성능이 중요하다.
유인 드론이 이처럼 많은 모터와 프로펠러를 장착하는 것은 하중과 안정성 때문이다. 4개 프로펠러 쿼드콥터 형태로 대중화된 촬영용 기체보다 훨씬 무거운 하중을 들어 올려야 한다. 일부 모터에 문제가 생겨도 추락하면 안된다. 18개 모터를 장착하면 인접한 6개 모터에 동시에 문제가 생겨야 추락하기 때문에 위험이 극히 낮다.
문제는 수많은 모터와 프로펠러를 독립 제어하는 것이다. 각각 모터가 최적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 균형이 맞지 않으면 기체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비행체 전체가 회전한다. 드로젠은 이번 시험 비행에서 자체 개발한 FC로 18개 모터를 독립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흥신 드로젠 대표는 “유인 드론은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해야 하기 때문에 18개 모터를 탑재한다”며 “일반적인 드론보다 모터 개수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고성능·고정밀 FC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용 모터 개발은 과제로 남았다. 드로젠은 레이싱·스포츠 드론 제조사로 출발한 회사다. 모터 역시 고속 비행에 최적화됐다. 순간 출력이 매우 높은 고회전 모터지만 토크는 낮다.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려면 출력보다 토크가 중요하다.
이번에 시험한 기체는 축소판 형태여서 자체 모터로 비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 크고 무거운 기체를 들어 올리려면 전용 모터 개발이 필수다. 드로젠은 유인 드론 개발에 착수하며 국내 모터 제조사 네덱과 협력하기로 했다.
이흥신 대표는 “이번 시험 비행에서 자체 개발한 모터를 사용하려다 보니 소프트웨어적인 튜닝에 많은 역량이 소모됐다”며 “실제로 완성될 유인 드론에는 토크가 높은 전용 모터를 탑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