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사업이 고루 호조를 보인 KT가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4000억원 고지에 올랐다. 통신시장이 전반적 침체를 겪는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등 각종 수익성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황창규 회장 리더십이 `공룡` KT그룹을 한데 뭉치게 했다는 분석이다.
KT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6776억원, 영업이익 42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15.8%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무선사업 매출은 가입자 증가와 롱텀에벌루션(LTE) 보급률 확대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성장한 1조8801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가입자 1인당월평균매출(ARPU)은 3만6527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선사업 매출은 유선전화 부진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2분기 연속 증가했다.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1% 성장한 4709억원을, 금융사업 매출은 카드 거래가 늘면서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8576억원을 기록했다.
KT가 기록한 실적은 통신시장이 전반적 침체를 겪는 시기에 올린 것이어서 돋보인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매출 4조26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3% 증가했을 뿐 영업이익(-1.3%), 순이익(-26.9%) 모두 감소했다.
1일 실적을 발표하는 LG유플러스 역시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T 호실적 배경으로 황 회장 리더십이 꼽힌다. 연매출 20조원이 넘는 거대 통신그룹 구성원 간 협력을 이끌어내 잠재력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가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융합상품을 통해 그룹사 영업이익 기여도가 전년동기대비 25.6%(1050억원)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통신 및 융합서비스 중심으로 그룹사를 조정한 것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황 회장이 추진 중인 신성장사업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T는 2014년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을 신설한 데 이어 작년에는 플랫폼사업기획실을 신설하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지난 3월 말 LTE 기반 IoT 전국망 `LTE-M`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관련 단말기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구체적 성과를 앞뒀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강조한 고객 인식 1등은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첫걸음”이라며 “KT가 고객과 사업을 보는 시각,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과거 KT 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하는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고객 니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품을 쓰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신광석 KT 재무실장(CFO)은 “KT가 그동안 추진해 온 질적경영·비용혁신·그룹경영이 결실을 거두면서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4000억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면서 “기가인프라와 융합서비스를 바탕으로 IoT, LTE-M, 기업전용 LTE 등 미래성장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2분기 연결기준 실적(단위 십억원)
자료:KT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