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서비스 커버리지 맵이 공개됐다. 커버리지 맵 공개로 이용자는 생활 지역에서 제공되는 통신 서비스 종류와 품질을 확인하고 이동통신 상품·단말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용자의 알 권리 충족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는 음영 지역에 투자를 늘리고, 정부는 데이터 기반 통신 정책을 수립할 전망이다.
커버리지 공개 의무화는 올해 초에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무선에 이어 유선 커버리지 맵 제작도 추진한다. 국내 통신 서비스가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 3사 커버리지 맵 일제히 공개
지난달 2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홈페이지와 정부가 운영하는 스마트초이스(smartchoice.or.kr)를 통해 커버리지 맵을 일제히 공개했다.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일에 맞췄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마련한 커버리지 맵 관련 고시에는 3세대(3G), LTE, 와이파이(무선랜),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가로와 세로 각각 100m 단위로 세분화해 서비스 종류 및 이용 가능 지역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미래부와 통신 3사는 논의 과정에서 격자 간격을 100m에서 70m로 줄여 정확도를 높였다.
SK텔레콤은 커버리지 맵(sktcoverage.com)에 LTE 브랜드인 밴드 LTE, WCDMA, 와이파이와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을 별도로 표시했다. LTE는 3밴드 LTE-A, 광대역 LTE-A, LTE를 색깔의 진하고 옅은 정도로 구분했다. 3밴드 LTE-A와 광대역 LTE-A는 각각 최고 속도가 375Mbps, 300Mbps다.
지도에서 서울 중구를 클릭하면 동별로 3밴드 LTE-A 100%, 광대역 LTE-A 100% 식으로 지도와 수치가 동시에 표시된다. 격자지도를 클릭하면 지도를 70m 단위로 세분화해서 커버리지와 서비스 종류를 보여 준다.
와이파이를 클릭하면 지역별로 T와이파이가 제공되는 곳을 표시한다. 와이파이는 이통 서비스처럼 커버리지를 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비스 지점 정보 제공 방식을 택했다. 유선 초고속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3밴드·광대역 등 세부 구분
KT 커버리지 맵(coverage.olleh.com/ollehIntro)은 SK텔레콤과 비교하면 단순해 보인다. 화면 왼쪽 상단에 인터넷, LTE, 3G, 와이파이, 와이브로 등 서비스 종류와 지역을 검색할 수 있는 검색창이 나온다.
KT는 LTE 서비스를 광대역 LTE(150Mbps), 광대역 LTE-A(225Mbps), 3밴드 LTE-A(300Mbps)로 구분했다. 광대역 LTE-A 및 3밴드 LTE-A 최고 속도가 SK텔레콤과 다른 것은 SK텔레콤이 광대역 주파수 2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각 서비스를 클릭하면 지도에 서비스 제공 지역이 표시된다. KT는 사용자 비중에 따라 광대역 LTE는 100%, 광대역 LTE-A는 32%, 3밴드 LTE-A는 18%를 각각 제공한다고 밝혔다. 3G의 경우 전국 모든 지역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와이브로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전주 등 주요 도시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홈페이지(uplus.co.kr)에 접속한 후 고객센터 페이지로 들어가면 커버리지 맵을 볼 수 있다. 빨간색을 사용한 SK텔레콤, KT와 달리 커버리지를 연두색 및 진한 녹색으로 표시한 게 눈에 띈다.
LG유플러스는 3밴드 LTE-A와 광대역 LTE-A, LTE, 3G, 와이파이, 초고속인터넷을 커버리지 맵에 표시했다. 마우스 스크롤로 지도를 확대·축소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LTE는 전국 모든 지역, 광대역과 3밴드 LTE-A는 수도권과 세종·대전·대구·부산·광주 등 대도시 위주로 서비스를 각각 제공한다.
◇정보 보완 지속 중요
커버리지 맵은 통신 상품의 합리적 선택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 버라이즌·스프린트 등 해외 통신사는 자발적으로 홈페이지에 커버리지 정보를 제공한다. 법으로 의무화하긴 했지만 국내에 커버리지 맵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점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통신사는 광대역 LTE-A, 3밴드 LTE-A가 아직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이 명확하게 알려졌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대한 시설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매년 통신사업자의 설비투자(CAPEX)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통신장비 업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커버리지 맵은 통신사업자 통신시설을 기준으로 전파 시뮬레이션을 통해 서비스 가능 지역 범위를 표시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실제로 이용자가 체감하는 커버리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미래부와 통신사는 실제 현장 측정 커버리지 정보를 반영해 지속해서 맵을 보완할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고시에 따라 사업자는 정부가 요청하면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자료를 기반으로 통신사가 커버리지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