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국회에서 방송 공정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성과에 그쳤습니다. 이번 국회에서는 공영방송 보도 개입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ICT) 분야에 맞춰 법·제도 정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3선이 된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각오는 남다르다. 어느덧 선배 정치인이 돼 어깨도 많이 무거워졌다는 유 의원은 “이념적 스펙트럼 접근이 아닌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4·13총선 결과가 보여줬다”며 “실효성 있고 설득력 있는 정책 발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9대에 이어 계속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된 유 의원은 “이정현 녹취록 파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도 공영 방송에 대한 정부 개입이 심각하다”며 “KBS 등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 선임 시 특별다수결 제도를 도입해 정부 여당에 방송 장악과 개입의 합법적인 수단을 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슈화된 휴대폰 다단계 문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국감 당시에도 취업 준비 청년은 물론이고 심지어 70~80세 어르신까지 다단계 판매에 현혹돼 피해가 속출한 것을 보고 정부에 즉시 시정을 강력 주문했다”며 “휴대폰 다단계로 더 이상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대로 된 관리 감독, 피해자 보호 대책을 정부가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 윤리 의식이 없는 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며 “정부는 불법 다단계 영업을 이어가는 일부 업체 행태를 단호히 엄단하고 사회적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개발(R&D) 분야로도 의정 활동 보폭을 넓혔다. 정부가 연간 수십조원 R&D 예산을 쏟아 붓는데도 국가 R&D 경쟁력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에 대한 근원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 의원은 “대기업에 조세 특례 혜택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가 R&D가 중소기업과 벤처에 갈 수 있도록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며 “또 장기적으로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자 창의성을 극대화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체제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업체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퀄컴에 주는 로열티가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이것이 과연 영원해야 하냐”며 “정부가 이런 부분 대안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발굴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유 의원은 “경제는 심리”라며 창조경제가 국민적 체감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규모 창업 기업에 지원 예산을 늘려 창의적인 실험과 도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故 김대중 대통령이 `100만 주부 인터넷 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정보화 수준을 한 단계 높였던 것처럼, 제2의 융합SW 중심의 대중 교육도 제안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