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격년 단위로 발표하는 `2016 UN 전자정부 평가`에서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지난 평가에서 8위에 그쳤던 영국이 차지했다. 우수한 성적이지만, 3회 연속 1위를 지켰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크다.
이번 평가에서 인적자본지수가 6위에서 18위로 낮아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인적자본지수는 성인 문해율, 취학률, 기대 및 평균 교육년수 등으로 구성되는데 취학률 지표가 크게 떨어졌다.
개인 적성과 흥미에 맞춰 진로를 결정하고, 고졸 인재 채용이 늘면서 대학 진학률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도한 대학 진학 제일주의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내용은 나쁘지 않다.
나머지 평가항목도 나쁘지 않다.
국가별 대표 포털과 주요 부처 웹사이트 평가가 반영되는 온라인서비스지수가 3위에서 5위로 소폭 하락했을 뿐 정보통신인프라지수는 지난 평가와 동일한 2위를 기록했다. 한국 전자정부 성과 가운데 정부3.0 기반 국민중심 맞춤형 서비스, 범정부 클라우드 전환계획, 국가재난정보시스템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반적으로 이전과 비교해 크게 나빠진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번 평가 발표를 앞두고, 주요 관계자들이 1위를 낙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다. 우리가 현상 유지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 후발국 투자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전자정부 1위라는 순위에 만족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약화된 것을 지적한다.
현재 세계 각국은 지능정보기술, 4차 산업혁명 등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안주하면 뒤처지는 것은 필연이다.
다행히 정부가 전자정부 2020 기본계획을 토대로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 한국형 전자정부 재도약을 준비한다고 한다. 평가결과를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행정혁신과 국민편익 증진이라는 본질적인 목표 실현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형 전자정부 발전 전략을 되짚어 보고,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음 평가에서 1위를 되찾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