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한국을 벤치마킹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든다. 한국의 정부-대기업-스타트업 생태계를 태국 현지에 맞게 조성할 방침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이 개최한 제4회 한-아세안 엔지니어링 포럼 참석차 방한한 피쳇 두롱카웨롯(Pichet Durongkaveroj) 태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최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국에 한국 창조경제혁신센터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현재 방콕 씨암스퀘어, 치앙마이, 푸켓에 혁신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는데 이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도 세계적인 흐름을 타 창업 분위기가 활발하다. 지난 4월 `스타트업 태국 2016` 행사가 열렸다. 태국 정부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처음 여는 행사였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현지를 방문해 `창조경제, 한국의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플랫폼`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피쳇 장관은 “행사 규모가 작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총 참석인원이 3만6000명으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며 “실제로 전시회를 열어보니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갖춘 젊은 창업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창업을 더 확산시키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다양한 세제혜택을 주려 한다”며 “태국에는 재벌이나 대기업이 없어 정부와 민간이 공동 투자해 창업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한국 스타트업 지원 기관과 지속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태국상공회의소(TCC&BoT)가 양국 간 콘텐츠산업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고 있다. 2014년에는 GDP 대비 R&D 투자가 0.47%였으나 지난해에는 0.6%, 올해는 0.7%로 늘었다. 피쳇 장관은 “내년에는 0.8%로 늘릴 것이고 GDP 대비 1%까지 투자하는 것이 목표”라며 “과학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투자를 늘려 중소국가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국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R&D 투자 혜택도 늘리고 있다. 민간에서 100만원을 투자하면 3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법인세 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그는 “한국 제조업체나 기업이 태국에서 R&D를 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강화하려 한다”며 “R&D 투자 시 다른 나라에서 주는 혜택보다 최대의 투자 혜택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물 관리 시스템, 바이오 메스, 신재생에너지 같은 하이테크 분야를 예로 들었다.
피쳇 장관은 “한국은 수십년동안 빠르게 경제 성장과 과학기술 발전을 이루는 등 장점이 많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혁신이 워낙 빠르게 이뤄진다”며 “양국에 도움이 되는 협력을 할 때가 왔다. `푸드 이노폴리스`가 좋은 예인데 한국 기업이 참여해 연구와 혁신을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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