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투자 활성화 위해서는 `제2 모태펀드` 필요하다

지역 벤처와 스타트업을 위한 세컨드리펀드 형태의 `제2 모태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지역 투자 활성화 간담회.
부산지역 투자 활성화 간담회.

부산중소기업청(청장 김진형)이 최근 부산전시컨벤션센터(벡스코)에서 진행한 `지역 투자 활성화 간담회`에서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규모와 역량을 갖춘 벤처캐피털(VC)이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모태펀드 투자금을 기반으로 지역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지역 VC 활성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면서 “투자 업종·규모·시기 등 기준을 지역 특성과 수준에 맞게 조정한 제2 모태펀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규모가 작고 업체 수도 적은 지역 VC업계는 모태펀드 투자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지역 벤처 투자 실적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권 대표는 “최근 부산 등지에서 VC 설립 시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가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혁신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중기청이 마련한 `부산지역 투자 활성화 간담회`에서 김진형 부산중기청장과 투자 기관 대표들이 토론하고 있다.
부산중기청이 마련한 `부산지역 투자 활성화 간담회`에서 김진형 부산중기청장과 투자 기관 대표들이 토론하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등 투자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추현상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업 투자설명회(IR)를 이해하고 적절한 투자와 컨설팅을 연계할 전문가가 부족하다. 지역 우수 창업기업도 서울에서 진행하는 IR를 선호한다”며 “서울에 있는 투자 전문가는 지역에 내려오려 하지 않으니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전문 투자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정서 한국벤처투자 투자관리본부장은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투자 불균형은 잘 알고 있다”면서 “격차 해소 방안을 다각도로 찾겠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부산은 서울에 이어 TIPS 타운 센탭(CENTAP)을 설립, 비수도권에서 가장 나은 투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페이팔 마피아처럼 지역에 기반을 둔 민간 자율 투자그룹인 `PK 스타트업 마피아` 육성 방안도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부산중기청이 열악한 지역 벤처투자 현실 타개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마련했다. BCI엔젤클럽·갈매엔젤클럽·BUVA엔젤클럽 등 지역 엔젤투자그룹,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등 지역 벤처캐피털, TIPS 운영사 등 10개 투자 기관 및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지역 투자 모태펀드 조성을 건의하는 한편 투자 기관이 협력해 지역 투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간 전국 6197개 중소기업에 대한 벤처투자액은 11조2782억원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 기업에 8조3211억원(74%), 비수도권 기업에는 2조4007억원(21%)을 투자했다. 나머지는 해외 투자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