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상반기에만 2013억원 순손실....STX발 충당금 쇼크

NH농협금융이 STX조선을 비롯한 조선업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반기 대규모 순손실을 냈다.

2일 NH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20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명칭사용료 부담 전 당기순손실은 592억원이다. 명칭사용료는 농협중앙회에 매 분기 초에 내는 분담금이다.

이로써 신한·KB·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농협금윰만 올해 상반기에 순손실을 냈다.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은 선전했지만, 농협은행의 충당금 부담이 컸다.

농협금융은 상반기 STX조선(4398억원), STX중공업(1138억원), 창명해운(2990억원) 등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손 비용 1조12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3589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21억원(211%) 늘어난 수치다.

이자이익은 3조39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8억원(3.18%) 증가했다. 수수료이익은 4047억원으로 215억원(5.04%)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1조7587억원으로 173억원(6.25%) 줄었다.

자산은 전년 말 대비 6.9% 증가한 363조2000억원, 신탁과 AUM을 합산한 총자산은 458조원이다. AUM은 펀드와 신탁 등 일정한 계약 하에 위탁자의 요구에 따라 운영되는 고객 계정이다.

대출채권은 전년 말보다 5.4% 늘어난 208조7000억원, 예수금은 같은 기간 2.8% 증가한 185조3000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5%로 전년 말보다 0.52%P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96.2%로 10.74%P 상승했다. 총자본비율은 13.19%로 0.55%P 떨어졌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3290억원(명칭사용료 부담 전 2094억원)이다. 이자이익은 2조1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1370억원으로 21.5% 늘었다.

대출자산과 예수금은 각각 190조3000억원, 179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각각 5.1%, 2.4%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2%로 0.45%P 개선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93.88%로 14.23%P 상승했고 연체율은 0.07%P 높아진 0.78%로 집계됐다. 총자본비율은 14.27%로 0.11%P 상승했다.

농협생명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했고 농협손해보험은 220억원으로 24.3% 늘었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은 각각 68억원, 138억원, 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27.7%, 134% 늘어난 수치다.

NH투자증권 상반기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은 13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9% 감소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상반기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꾸준히 증대되고 있고 비은행 부문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며 “하반기에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