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공개하며 기선제압에 돌입했다. LG `V20`과 애플 `아이폰7`은 다음 달 공개 예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상반기 흥행을 기록한 갤럭시S7 바통을 이어받을지, LG전자와 애플 신제품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상반기 성적 제각각…하반기 성적표는
삼성전자는 2분기 `갤럭시S7` 흥행으로 IM부문에서 4조32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갤럭시S7·S7엣지는 현재까지 2600만대가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3분기 전망이 장밋빛으로 가득 찬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2분기에는 제대로 된 적수가 없어서 갤럭시S7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애플이 상반기 선보인 아이폰SE는 예상만큼 반응을 얻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아이폰7 출시로 대기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수익성 유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영소 IDC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 하반기 신제품 전략은 VR나 웨어러블 등과 연계 콘셉트로 진행될 것”이라며 “제품 성능만 강조하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어떤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한지를 강조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삼성전자 과제는 스마트폰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허브`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디바이스 내부에서 콘텐츠 생태계가 이뤄진 이전과 달리, 이제는 스마트폰이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구심점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한 것과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기술을 적용한 것은 그 고민의 결과다. 삼성페이, 홍채인식, 클라우드를 연결해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한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로만 수익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G5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프리미엄 모델별 사업전반을 총괄하는 `PMO` 직책 신설 등의 조직 개편으로 V시리즈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반전을 꾀할 준비를 마쳤다. 장석권 한양대 교수는 “G5 판매량이 부진했지만 새로운 아키텍처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그 이미지를 굳히는 것이 하반기 시장에서 승패를 가르는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9월 선보일 V20으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모험가(Adventure)`라는 의미를 담은 V시리즈 첫 번째 제품 V10은 세컨드 스크린과 듀얼 셀피 카메라를 최초로 선보였다. 이번에도 안드로이드 7.0 지원뿐 아니라 눈에 띄는 기능 등을 더하면 차별화된 이미지를 굳히는 것이 가능하다.
◇ 기술 경쟁 달아올라
3사는 약속이나 한 듯 전략제품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며 양보 없는 자존심 경쟁을 예고했다.
갤럭시노트7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 최초로 홍채인식 기능이 탑재됐고, LG V20은 안드로이드 7.0 `누가(Nougat)`를 프리미엄폰 중 최초로 지원한다. 아이폰7 플러스에는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듀얼카메라가 들어간다는 관측이다.
갤럭시노트7 홍채인식 기능은 `삼성페이`와 삼성전자 자체 소프트웨어 보안 기술 `녹스(knox)`와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폰7 플러스는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 5월 카메라 모듈 업체와 듀얼 카메라 관련 계약을 맺었다. 아이폰7 렌더링에 렌즈 두 개를 감싸는 렌즈 하우징이 등장하기도 했다. iOS10이 운용체계(OS)로 지원되는 아이폰7은 확장된 3D터치 기반 사용자경험(UX)과 사진 앱의 첨단 컴퓨터 비전(Advanced Computer Vision), 라이브포토 편집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구글과 협업을 통해 V20에 최초로 안드로이드 7.0 누가를 탑재한다. 안드로이드 `누가`는 가상현실(VR) 플랫폼 `데이드림`을 지원한다. 알림 메시지 창에서 답장을 바로 보내는 기능, 동일한 앱에서 온 알림을 묶어서 보여 주는 기능, 창을 분할해 쓰면서 오갈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 등도 갖추게 된다. LG는 이를 기반으로 V20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