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베어는 타이어에 직접 붙이는 접착식 스노 체인 `스노우패스`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김승훈 대표와 백정선 대표가 조선대 재학 시절에 함께 창업했다. 이들은 열정과 아이디어만으로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북유럽 시장조사를 다녀오기는 했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 어려움도 겪었다. 조선대 창업지원단에 SOS를 보냈다.
조선대는 초기 스타트업의 기획 단계부터 연구개발(R&D), 마케팅, 판로 개척에 이르는 맞춤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결국 스노우베어는 핀란드 동계 주행 성능 테스트에서 `스노우패드` 제동력이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40% 가까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 TUV 인증 스노 체인보다 우수한 성능이다. 학생의 열정과 대학의 노하우가 만나 이룬 창업 성공 사례다.
조선대(총장 서재홍)가 디자인 및 문화콘텐츠 분야 스마트창업 활성화로 창조경제의 성공 모델을 그리고 있다. 신규 교과 과정에 기술 트렌드와 시장 동향을 반영하고,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배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미래 최고경영자(CEO)를 발굴하자는 의도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광 기반 융합산업을 비롯해 문화콘텐츠산업, 초정밀생산가공, 디자인, 바이오소재부품, 스마트가전그리드 산업을 특화 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 실전형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창업 아이템 사업화 및 유관 기관 연계 지원, 인적·물적 네트워킹 지원, 창업동아리 지원 등 맞춤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이를 현실화하기는 어렵다. 조선대는 실제 창업 모델 전 주기를 함께하는 셈이다.
조선대는 2012년 중소기업청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창업 지원에 탄력을 붙였다. 조선대는 이후 총장 직속 기관으로 창업지원단(단장 박종안)을 꾸렸다. 창업지원단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99억원을 투입, 학생 창업을 밀착 지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 분위기 확산에 주력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소극적 자세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 아이디어 사업화에 공을 들였다.
창의 아이디어 발굴, 창업교육, 멘토링, 창업보육 등 선순환 창업 지원 시스템도 마련했다. 최근 5년 동안 창업 강좌 37개를 운영했다. 수강생도 1550명에 달했다. 취업만 생각하던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고,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다.
조선대는 친창업 학사제도를 운용한다. 창업휴학제도가 대표 사례다. 창업을 하면 최장 2년까지 연속 휴학이 가능하다. 창업대체학점 인정제, 교원창업제 등 선진화된 학사제도도 운용한다.
조선대는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86명의 CEO를 배출했다. 이들이 올린 매출은 227억원에 달한다. 98명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했다.
서일 조선대 창업저변확대 담당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으로 우수 인재 양성, 청년창업 활성화 등 창업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면서 “창업동아리에 선정된 학생에게는 아이템 개발비 외에 창업 공간을 제공한다. 지도교수가 멘토링을 해 주면서 창업 성공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대는 창업아이템 수혜 기업을 대상으로 사후관리(AS)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글로벌 수출 역량 강화를 비롯해 투자 유치 역량과 창업기업 네트워크,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창업기업에는 초기 단계를 안전하게 넘길 수 있도록 돕는 든근한 지원군인 셈이다.
창업자 판로 개척 지원을 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마케팅도 진행한다.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을 활용하는 마케팅 홍보 교육도 한다. 우수 시제품 개발 후 적절한 마케팅이 부족해 판매가 부진한 창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홍보 채널을 가동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조선대 창업기업 밥디자인은 올해 초 캠핑용 X그릴을 출시했다. 조선대가 지원하는 SNS 마케팅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강조, 매출 향상 효과를 누렸다.
정금남 조선대 창업사업화지원팀장은 “올해는 우수멘토풀을 구축해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하는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창업포럼과 창업 선후배 매칭, 스타CEO그룹 육성 등 지역창업 컨트롤타워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11개 창업 유관 부서로 구성한 창업유관부서 협의회에서 잠재력 있는 예비 창업자를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면서 “매년 30개 창업동아리와 500명 이상 회원을 유치, 창업문화 확산에 힘을 쏟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표) 조선대 창업선도대학 주요 성과
◇ 박종안 단장 인터뷰
“학생들에게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이 창업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박종안 조선대 창업지원단장은 창업 성공의 키워드를 `실패`에서 찾는다. 도전하다 보면 실패가 따르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공이 생기기 때문이다. 창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격려와 긍정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박 단장은 올해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비로 20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일반형 창업선도대학 수혜 정부지원금 가운데 최대 금액이다.
지난 2월에는 전국창업선도대학협의회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전국창업선도대학협의회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에 선정된 34개 대학 창업지원단장들을 회원으로 하는 협의체다.
박 단장은 “조선대는 2012년 광주권에서 유일한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돼 지역의 창업지원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든든한 시드머니를 학생 창업에 모두 녹여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과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창업 열정과 잠재력을 깨우는 창업 프로그램 개발도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창업 교육부터 창업 아이템 발굴, 사업화 지원, 후속 지원에 이르는 창업 지원 특성화 모델을 구축하는 등 `대학의 창업기지화`를 촉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