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이제 몸으로 느낀다`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몸으로 체험하는 진동 음향기기가 잇따라 등장했다. 기존 진동기기가 모터를 이용해 단순한 진동을 주는데 그쳤다면, 최근 등장하는 제품들은 소리와 일치하는 진동을 주는 기기로 진화했다. 음악감상과 게임 등에 활용할 수 있고 청각장애인용 음향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리를 진동으로 변환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기가 속속 출시됐다. 이 제품들은 소리와 연동해 미세한 차이까지 구분할 수 있는 제품이다.
티엔비테크(대표 박재성)는 세라믹 소자 진동을 활용한 `진동 BB마우스`를 개발했다. 세라믹 소자가 소리에 맞춰 진동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국내외 특허를 출원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진동마우스 사용자가 1인칭 슈팅게임(FPS)을 할 때 사용하는 총기에 따라 사운드가 달라지는데 마우스 진동도 모두 달라진다. 또 상대방이 사용하는 무기나 발자국 소리 등도 진동으로 전달된다.
박재성 티엔비테크 대표는 “섬세한 소리 변화를 진동으로 실시간 전달해 게임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앞으로 진동장갑, 진동 휴대폰케이스, 진동 조이스틱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소리를 진동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게임 외에도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 산모에게 태아 심장박동 소리 변화를 진동으로 전달할 수 있고 청각장애인에게 비트박스나 음악 진동을 전달할 수도 있다.
티엔비테크는 BB마우스 판매 사이트 `센스필`을 오픈하고 오는 17일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CJ E&M 음악부문이 국내에 선보인 `서브팩`도 진동으로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기기다.
서브팩은 등에 착용하거나 의자에 설치해 온 몸으로 진동을 전달한다. 소리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DSP(Digital Signal Processor)라는 독자 기술이 핵심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음악, 영화, 게임 등에 삽입된 오디오 주파수를 진동으로 변환한다. 사운드를 촉각으로 바꾸는 변환 장치와 특화된 진동막, DSP 등은 오감을 자극해 듣는 경험을 극대화한다.
토드 체르네키 서브팩 CEO는 “서브팩은 게임, 가상현실(VR) 등 음악이 있는 모든 곳에서 미세한 진동으로 몰입감을 높여준다”며 “언제 어디서든 클럽이나 콘서트 현장에 있는듯 한 느낌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CJ E&M 음악부문은 서브팩을 유통·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의자,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서브팩 기술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청담 CGV에는 서브팩을 이용해 영화를 관람하는 `SUBPAC`관도 열었다.
안석준 CJ E&M 음악부문 대표는 “청담 CGV는 플래그십으로 마련한 장소로 CGV와 함께 관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며 “자동차 분야는 오랜 기술개발 기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푸조 콘셉트 자동차에 도입할 만큼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