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반기술 `블록체인`이 부상하고 있다. 금융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블록체인 도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블록체인, 비트코인을 넘어 세상을 넘본다` 보고서에서 투자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거래비용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에서 출발한 블록체인의 태생적 발전 경로와 무관하지 않게, 현재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영역은 금융권이다.
금융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데, 한 영국 은행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금융업계의 비용절감 분은 2022년 기준으로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앙 서버 및 보안 시스템 구축 비용은 물론이고 거래 절차·시간 단축 및 사람에 의한 실수를 최소화함으로써 얻는 효과 때문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등 40여 글로벌 대형 은행은 미국의 블록체인 전문 스타트업 R3와 함께 `R3CEV`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송금과 결제 등 주요 금융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테스트하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도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R3CEV는 블록체인 적용으로 해외송금 수수료를 종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스닥도 2015년부터 비상장 주식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나스닥에 따르면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인 Nasdaq Private Market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본 결과 주문-결산-승인-펀드 이체 등 전체 거래 프로세스에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10분으로, 이는 최소 3일이 걸리던 기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었다.
한수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기 도입 단계에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많은 모호성을 내포하고 있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앞으로 보완되고 완성돼야 한다”며 “금융권이나 정부의 시범 사업이 먼저 도입돼 성과를 증명하면, 일반 기업들도 자신의 사업 영역에 적용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