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2곳 구조조정 수술대에…전자도 위험신호 밀착 모니터링 필요

상장사 6곳(거래정지 2곳 포함)을 포함한 대기업 32곳이 구조조정 대상 업체로 확정됐다. 이 가운데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이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업황 개선세가 뚜렷했던 전자업종이 구조조정 대상에 2년 연속 5곳 이상 포함돼 산업 리스크 모니터링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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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감독원은 `2016년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대기업 32곳이 구조조정 대상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작년 정기평가(35개) 때보다 3곳 줄었다.

금융권에서 500억원 이상을 빌린 대기업 1973곳 가운데 부실 징후 가능성이 보인 602곳을 평가한 결과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큰 C등급이 13곳,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D등급이 19곳이었다.

A∼D등급 4단계 평가에서 A·B등급은 정상기업이지만 C등급은 금융회사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 D등급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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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조선·건설·해운·철강·석유화학 5대 취약업종 기업이 17곳을 차지해 전체 구조조정 대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조선과 건설업종이 각각 6곳이고 전자 5곳, 해운 3곳, 철강 1곳, 석유화학 1곳이었다. 전자업종은 2년 연속 5곳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돼 금감원이 산업 리스크를 밀착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만 8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주요 전자업종 부품업체들이 중국의 추격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법정관리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전자업종 5곳은 주로 완성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전자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대형 1차 벤더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취약업종 가운데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진행해온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각각 C등급을 받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조선업체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도 구조조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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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나란히 B등급을 받아 정상기업으로 분류됐다.

장복섭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조선 3사는 자구계획, 대주주의 경영정상화 의지 등으로 취약 요인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채권은행들이 B등급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모두 19조5000억원으로 1년 전 정기평가 때보다 1.7배(12조4천억원)나 늘었다. 이는 대형 조선·해운사가 대거 포함된 탓이다.


 

<구조조정대상 업체 추이 (단위 : 개, 조원)>


구조조정대상 업체 추이 (단위 : 개, 조원)

<업종별 구조조정대상 업체 현황 (단위 : 개)>


업종별 구조조정대상 업체 현황 (단위 : 개)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