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한달 간 회사의 `민낯`을 봤다고 했다. 자신이 투자를 주도한 회사, 사외이사로서 포장된 모습을 바라보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며 있는 그대로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회사를 살펴보며 `검은 사막` 그리고 펄어비스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검은 사막`은 펄어비스가 만든 온라인게임(MMORPG)이다.
지난 7월 펄어비스로 둥지를 옮긴 정 대표는 지난 3일 이 회사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그 전에 LB인베스트먼트에서 기업 투자를 담당했다. 정 대표가 투자한 회사는 펄어비스를 비롯해 네시삼십삼분, 카카오게임즈, 팩토리얼게임즈 등이다.
정 대표는 펄어비스를 설립한 김대일 PD와 1980년생 동갑내기다. 정 대표가 합류하며 펄어비스는 경영은 정 대표가, 개발은 김대일 PD가 맡는 쌍두마차 체제를 완성했다.
펄어비스는 올 3월 북미, 유럽에 검은 사막을 출시한 후 한 달간 1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유료 이용자가 100만명이 넘는다.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절반씩 매출을 올리며 고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도 이런 추세는 유지하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 수출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북미, 유럽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출시 초반(2015년 7월)보다 이용자 반응이 좋다”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돌아오는 이용자와 새로 게임을 시작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검은 사막`은 7월 업데이트 이후 PC방 점유율을 늘리며 국내 온라인게임 톱(TOP)20 안쪽까지 진입했다. 확실히 올해 들어 `할 만한 게임`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그는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업데이트해 신뢰를 얻으면 롱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 취임 이후 펄어비스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2017년 공개시장에 나올 계획이다. 중화권 지역 `검은 사막` 서비스도 박차를 가한다. 중국은 파트너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고 대만은 지사를 설립해 직접 서비스를 추진한다.
모바일게임 시대에 온라인게임으로 성공신화를 쓰는 셈이다. 물론 모바일게임도 준비한다. 정 대표는 “2017년 출시를 목표로 검은사막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중”이라며 “이용자들이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것을 계속해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당장 펄어비스가 달성할 목표로 글로벌 게임사를 제시했다. 북미, 유럽에서 흥행 토대를 다진 만큼 이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그는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도 펄어비스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다져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