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DTC 시장, 3사 3색 유통채널 확보전

빗장 풀린 개인의뢰유전자검사(DTC) 시장을 준비하는 관련 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서비스 개발, 시장 동향 파악 등 사전 준비 과정을 거쳐 `유통채널` 확보라는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한창이다. 이르면 다음 달 서비스가 본격화돼 초기 시장 주도권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11일 유전자 분석 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테라젠이텍스·디엔에이링크 등이 타 산업과의 시너지, 신뢰성 확보, 소비자 접점 줄이기 등 전략에 따른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병원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만큼 경쟁력과 신뢰성, 확장성을 겸한 유통사 찾기에 몰두한다.

정부는 지난 6월 혈당, 혈압, 피부노화, 콜레스테롤, 탈모 등 12개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의료기관의 의뢰 없이 유전자 분석 업체가 직접 하도록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서비스 항목이 진단이 아닌 건강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업체 간 차별화가 쉽지 않다. 유전자 분석과 연계한 서비스 개발, 경쟁력 있는 유통 채널 확보가 관건이다.

마크로젠 연구진이 유전자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마크로젠 연구진이 유전자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국내 유전체 분석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마크로젠은 DTC 시장을 겨냥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이르면 다음 달에 출시한다.

마크로젠의 유통 전략은 `시너지`다. 유전자 분석과 관계된 다양한 기업을 유통사로 확보, 시장 확산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화장품, 비만관리, 건강식품 등과 관련한 기업과 유전자 분석 서비스 판매를 논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 업체는 마크로젠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판매하는 동시에 분석 결과에 바탕을 두고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제안할 수 있다.

테라젠이텍스 개인 유전자 맞품 헬스, 뷰티케어 서비스 `진스타일`
테라젠이텍스 개인 유전자 맞품 헬스, 뷰티케어 서비스 `진스타일`

테라젠이텍스는 `신뢰성`을 앞세워 약국을 유통 채널로 확보할 계획이다. 서비스를 판매하려면 유전자 분석 지식은 물론 제품 보증, 피해 보상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약국은 대체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이달 초 부산에 있는 약사 50여명을 초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유전가 검사 기술과 해석, 실행 절차 등 교육도 진행해 수료증을 전달했다. 이달 말에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교육을 실시한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자는 “약국 판매는 소비자 신뢰도를 높인다”면서 “계열사로 약국 체인업체 리드팜을 보유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디엔에이링크 연구원이 SNP 기반 유전자 칩으로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전자신문 DB)
디엔에이링크 연구원이 SNP 기반 유전자 칩으로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전자신문 DB)

디엔에이링크는 `온라인`에 총력을 기울인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만큼 접근성이 뛰어난 온라인이나 홈쇼핑을 최적 플랫폼으로 본다. G마켓, 11번가 인터넷 쇼핑몰은 물론 소셜커머스 및 홈쇼핑 등과 판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노출을 늘리고 온·오프라인연계(O2O) 비즈니스도 기대한다.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아직까지 생소한 만큼 인터넷 노출을 늘릴 예정”이라면서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 인터넷 쇼핑몰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 마지막 관문인 유통채널까지 구축이 완료되면 이르면 다음 달부터 DTC 시장은 본격 열릴 전망이다. 규제에 가로막혀서 병원 용역업체에 머물러 있던 유전자 분석 서비스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검사 결과만 제공해서는 기업도 많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서 “검진 결과에 바탕을 둔 추가 솔루션이나 사후관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