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살려주세요.`
용산구 이태원동 화장실에서 비명소리가 감지됐다. 용산구 통합관제센터 화면에 소리가 감지된 화장실 위치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상황실 담당자가 화장실 비상벨로 전화해 현장 음성을 확인한다. 긴급 상황이다. 화장실 내 경광등 알람이 울린다. 해당 지구대 경찰관이 출동한다.
지난 5월 강남역 화장실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 대응책으로 비명 등 이상음원을 탐지하는 솔루션이 주목받는다.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면 이상음원탐지장치가 감지해 경찰에 통보한다.
아이브스테크놀러지(대표 배영훈)는 KT(대표 황창규) 범죄 예방서비스 `세이프 메이트`에 이상음원탐지장치를 공급했다. 화장실이나 섬마을 관사 등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 비명을 감지하는 범죄 예방 서비스다.
화장실이나 우범지역에 설치된 이상음원탐지장치는 비명이나 폭행, 구타 소리, 유리 파손음, 폭발음 등 특이한 소리를 감지한다. KT는 사물인터넷(IoT)망을 이용해 경찰서 지구대 관제 화면과 담당 경찰관 스마트폰에 경보를 보낸다. 경찰관은 비상벨로 통화해 이상음원이 발생한 현장에 경광등을 작동시킨다.
KT는 용산구청과 함께 이태원동 공중화장실에 이상음원탐지 장치 설치에 들어갔다. 향후 전국 지자체와 지하철 역사, 지하상가 등으로 확대 설치된다. 이상음원탐지장치는 CCTV를 설치할 수 없는 사각지역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를 줄인다. 용산구는 주요 화장실 내 강력 범죄와 관련된 이상음원발생 상황을 관제한다.
아이브스테크놀러지가 개발한 이상음원탐지장치는 비명소리와 유리 파손음 등 다양한 소리를 탐지한다.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노이즈는 선별하며 현장에서 상황을 학습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 회사는 향후 엘리베이터와 공중전화박스 등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해 출시한다.
배영훈 아이브스테크놀러지 대표는 “강력 범죄 대응책으로 나온 비상벨 설치는 피해자 스스로 이성이 유지된 상태에서 위험을 인지해 스스로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며 “위급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구조를 요청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강력 범죄 상황에서 피해자는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른다”며 “지능형 이상음원감지 장치가 소리를 인지해 데이터를 수집해 전파하며 상황을 감지하는 구조 지원체계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