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SK텔레콤에 동등결합 공식 요청

케이블TV 사업자가 SK텔레콤에 동등결합 상품 신청서를 제출했다. 동등결합을 명문화·구체화하기 위한 첫 공식 행동으로, 동등결합을 둘러싸고 지지부진했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5일 SK텔레콤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울산방송 등 상당수 케이블TV 사업자가 SK텔레콤에 동등결합 상품 신청서를 제출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유무선 결합상품 `온가족 플랜` 할인율과 동등한 조건으로 결합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SK텔레콤에 이달 23일까지 수락 결과와 진행 절차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동등결합은 통신사 결합상품을 케이블TV에도 동등하게 제공하는 제도로, 이통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와 케이블TV 유선 서비스를 묶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방송통신 상품이 결합상품으로 판매되는 상황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보유하지 못한 케이블TV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4월 동등결합 금지행위 유형을 구체화하면서 제도를 명문화했다. 하지만 동등결합 판매 주체, 요금결정권 등 구체적 사항은 업체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못했던 이유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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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사업자는 SK텔레콤 `온가족 플랜`과 동등한 조건을 거론하며 동등결합 정의를 내렸다. 케이블TV를 판매 주체로, 상품결합 형식은 온가족 플랜과 같게 하자고 제시한 것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논의사항이 많이 남았지만 공식적인 요청을 시작한 만큼 동등결합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은 케이블TV 사업자의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동등결합 상품 출시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3일까지 구체적인 방법까지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쟁점이 있는 만큼 구체적 방법론까지 제시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촉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신규 상품을 위한 인증·과금 등 전산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만큼 23일까지 SK텔레콤이 수락 여부를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합상품 시장에서 동등결합은 민감한 이슈다. 케이블TV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상품과 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케이블TV 사업자는 가입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통신사의 모바일 결합상품을 손꼽는다.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11년 1496만명에서 2015년 1442만명으로 줄었다.

케이블TV 고위 임원은 “통신사 모바일 결합상품 때문에 케이블TV에 가입할 수 없다는 고객이 너무 많다”며 “통신사 모바일을 이용해도 케이블TV 상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