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소재 구조 제어로 열전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열전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을 나노구조로 조절한다.
백승협, 김진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자재료연구단 박사 공동연구팀은 열전 반도체인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소재 성능을 좌우하는 전자 농도를 소재의 미세구조로 조절할 수 있는 물리현상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열전 반도체는 주변 열을 직접 전기에너지로 바꾸거나 전기로 소재를 직접 냉각하는 전자냉각 시스템에 쓰인다. 사물인터넷(IoT) 소자와 웨어러블 기기 전력원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비스무스 텔루라이드는 열전 반도체 소재로 상온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갖고 있다. 이 소재는 현재 냉온 정수기, 소형 냉장고 등 열전 소자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열전 반도체에 존재하는 결정립 계면에서 자유전자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금속유기화학 증착법(MOCVD)을 이용해 결정계면의 농도가 서로 다른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박막을 성장시키고, 결정계면 농도에 비례해 자유전자 농도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결정립 계면은 각 원자 결합구조 때문에 두 결정입자 각도가 서로 비틀어지면서 생긴 특이한 경계면이다. 계면에서 일어나는 원자 결합구조 변화로 원래 재료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특성이 발현될 가능성이 많다.
연구팀은 실험과 계산으로 계면에 존재하는 원자 위치 변화가 소재 전자구조를 변화시켜 자유전자를 생성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개발된 기술은 불순물 도핑으로 단결정 형태로 생산돼오던 기존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열전소재를 도핑이 필요치 않은 다결정 형태로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생산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백승협 박사는 “열전 반도체뿐 아니라 비슷한 결정 구조를 갖는 이차원 층상구조 칼코게나이드, 예를 들어 이황화몰리브텐(MoS2)와 같은 다양한 반도체 소재에서 전기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6일자 온라인으로 실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