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가 16일 문을 열었지만 11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를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실상 공전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 등 여야 간 시각차가 뚜렷해 험로가 예상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가 국민들 앞에서 합의한 대로 22일 추경예산안이 순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겠다”며 야권에 초당적 협조를 강조했다.
또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조선·해양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 회의)`와 관련해서는 “청문회는 미래로 가는 청문회가 돼야한다.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고, 재발을 방지하는 청문회가 돼야한다. 특정 몇몇 사람을 망신주고 손가락질하기 위한 청문회가 돼선 안 될 것”이라면서 “특히 `선(先) 추경예산통과 후(後) 청문회`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국민 앞에 합의한 이상 차질 없는 추경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하는 목적들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은 추경이기 때문에 대단히 부실하다”면서 “일자리 추경이라고 했는데, 전체 추경 예산안에 일자리관련 예산은 6~7%밖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선 추경·후 청문회`를 합의해 준 것은 정부에서 추경 통과가 하루가 시급하다고 해서 일정에 동의해준 것”이라며 “증인 채택을 빌미로 청문회를 질질 끌거나 내용 없는 청문회로 전락시킬 의도가 드러난다면 21일 추경예산안 합의는 무효”라고 경고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당은 그간 `선 청문·후 추경`을 주장했지만 추경이 매우 시급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제가 양보한 것”이라며 “이제 정부·여당이 양보할 차례”라고 말했다.
서별관회의 증인 참석을 놓고도 여야는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야당에선 서별관회의 청문회에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여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편,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문제도 여야가 구체적 사항을 원내대표 간 협의로 일임하고 본격적인 논의 시점을 뒤로 미루면서 쟁점으로 남게 됐다. 누리과정 예산도 여·야·정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으나 정부·여당과 야당의 견해차가 큰 만큼 진통이 불가피하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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