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분실 휴대폰이 100만대에 이르지만 주인을 찾는 것은 3만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부족과 시스템 부재가 원인으로 손꼽혔다. 정부 차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핸드폰찾기콜센터가 2014년 주인을 찾아준 분실 휴대폰은 3만4703대다. 이동통신3사에 접수된 분실신고 108만건의 3.2%에 불과하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람 100명 가운데 97명은 찾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주인을 찾아주는 비율이 낮은 건 콜센터로 모이는 휴대폰 절대량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콜센터가 접수한 분실 휴대폰은 4만4918대다. 매년 100만대 내외인 분실신고 휴대폰의 5% 정도만 콜센터에 들어오는 셈이다.
일단 콜센터가 접수하기만 하면 찾아주는 비율이 62%로 급격히 오르지만, 접수 건수가 너무 부족하다. 찾아주고 싶어도 찾아줄 수가 없는 것.
접수 건수가 적은 이유는 `예산부족`이다. 콜센터는 우체국에 분실 휴대폰을 갖다 주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사은품을 2012년 문화상품권 2만원권에서 1만원권으로 낮췄다. 그나마 출시 1년 내 신제품에 한해서다. 구형 휴대폰은 5000원권을 준다. 이 여파로 2011년 7만대가 넘던 분실 휴대폰 접수 건수는 해마다 줄어 지난해 4만여대에 그쳤다.
콜센터는 운영비용을 전액 이동통신3사가 부담한다. 1999년 KTF와 LG텔레콤, 한솔텔레콤, SK텔레콤, 신세기통신 5사가 `분실단말기집중관리센터`를 만든 게 시작이다.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할 필요가 없는 사업이다. 유실물법 규정에 따르면 분실 휴대폰은 정부가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유실물법 제1조의2는 `국가는 유실물 반환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시스템 부재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은 분실 휴대폰을 콜센터까지 빠르게 보내주는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각자 보관하다가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일을 넘기기 일쑤다.
콜센터 관계자는 “분실 이후 일주일 안에 콜센터로 접수되면 주인을 찾을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제품인 데다 분실 확률도 높은 만큼 정부 차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휴대폰은 다른 분실물과 달리 주인을 찾아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면 국민 편익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전병헌 전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연간 고가 휴대폰 분실이 100만건에 달하는데도 정부 대책은 습득자의 양심에 기대는 수준”이라며 “휴대폰 습득을 신고하면 현실에 맞게 포상을 하는 등 정부 차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간 휴대폰 분실신고 및 분실접수, 처리 현황
자료:전병헌 전 의원실, KAIT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